요즘 ‘응답하라 1988’이라는 드라마를 참 재미나게 봅니다. 오늘은 부제가 ‘따뜻한 말 한마디’였습니다. 드라마를 보신 분들은 마지막 내레이션에서 모두 고개를 끄덕이셨을 겁니다. 말(言)에도 온도가 있다, 정말 그렇죠?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옛 어른들의 가르침도 있잖아요.

그런데 사실 남보다 식구들에게 따뜻한 말을 하기가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오히려 식구들에게 사랑한다, 미안하다, 고맙다는 말을 하는 것이 더 망설여지고 쑥스러운 것은 정말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기대치가 높아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만약 식구가 아니라면 그냥 넘길 것도 가깝기 때문에 꼬치꼬치 따지고 들면서 서로의 가슴을 긁게 되더라고요. 지난 한 주간 참 많은 일들이 있었네요.

강원작곡가포럼에서 다섯번째 신작 가곡 발표회를 했고, 민들레학당 경기지부가 발족했고, 충장공 한백록 학술세미나도 있었고, 금강불교대학 졸업을 앞둔 선배들을 축하해주는 파티도 있었고, 김진묵 트로트 밴드 가을소나타 공연도 있었습니다. 그 많은 행사장과 만남 속에서 인사하며 맞이한 분들에게 그리고 각자의 생활 때문에 떨어져 사는 식구에게 또한 제가 속해 있는 여러 가지 공동체 식구들에게 얼마나 따뜻한 말을 하면서 살았는지 되돌아봅니다. 기왕이면 온도가 높은 긍정의 말을 하는 것이 좋은데 사실 그게 잘 안되는 게 문제네요.

v이제 2015년도 한 달 남았습니다. 남은 한 달, 누구보다도 자신에게 일 년을 열심히 살아서 고맙다고 스스로에게 격려하는 시간을 만들어 보시면 어떨까요. 그리고 나와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에게 따스한 말 한마디로 그의 가슴을 데울 수 있는 사람이기를.

민성숙 (한백록장군기념사업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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