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국회의원이 또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김 의원은 지난 11월 14일의 ‘민중총궐기대회’에서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중태에 빠진 백남기 씨를 두고 물대포가 아니라 빨간 우비를 입은 청년 때문이라는 주장을 했다. 관련 동영상을 보면 문제의 청년이 쓰러진 백 씨를 보호하려고 물대포를 막다가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백 씨 위로 쓰러지는 장면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김 의원은 그 청년이 가격해서 백 씨가 중상을 입었다며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려다 착시를 일으킨 것인지 얼토당토않은 말로 세인의 주목을 끌고 싶은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가격했다’는 단정적 결론을 전제로 수사를 촉구해서는 안 되는 말이었다. 김 의원은 또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피신해 있는 조계사에 경찰병력을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에게는 국민의 기본권인 집회 및 시위의 자유는 안중에도 없다. 대로에 차벽으로 바리케이트를 치고 캡사이신을 섞은 물대포를 무차별적으로 쏘아대며 국민의 기본권을 말살하는 경찰의 위헌적 행위는 보지 않고, 그에 격분해 일부 과격한 행동을 한 시민들만을 폭도로 매도하며 소요죄 적용을 주장하기까지 한다.

김 의원의 과잉발언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돈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세월호 선체를 인양하면 안 된다고 해 세월호 유족들의 가슴에 못을 박았다. 뇌물수수혐의로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이완구 전 국무총리를 옹호하면서는 황희 정승을 폄하하는 발언으로 장수 황씨 대종회로부터 격렬한 항의를 받았다. 파리 교민의 시위에는 법무부를 시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했고, 국정원 댓글 관련해서는 “국민도 심리전 대상인 것이 맞다”고 했으며, “국정원은 댓글 달면 안 되냐”고 오히려 호통을 쳤다. “민변이 없어져야 민주사회가 된다”, “담임이 전교조가 아니라서 희망이 있다” 등으로 민변과 전교조에 악의적인 발언을 해 지탄을 받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춘천을 상상할 때 호수와 산으로 둘러싸인 문화도시를 떠올린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춘천이라고 하면 막말 정치인의 대명사로 손가락질을 받는 처지가 됐다. 문화도시라면 정치인도 그에 걸 맞는 품격을 갖출 필요가 있다. 춘천이 문화적 품격을 갖춘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정치적 성향이 보수냐 진보냐를 떠나 최소한의 상식과 품격이 결여된 정치인을 용인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정치인의 자질은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그 지역 유권자들도 그 책임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 프랑스 정치학자 알렉시스 드 토크빌은 모든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은 그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고 말했다. 지역도 마찬가지다. 지역의 품격에 맞는 정치와 정치인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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