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강대국 최정오 대표를 만나 춘천의 ‘문화’를 묻다


노란 은행잎이 길 위에 구르는 11월 초순, 오후의 햇살은 마치 오월의 어느 날처럼 따스하다. 몸짓을 형상화한 간판이 편안한 ‘축제극장 몸짓’에서 공연준비에 분주한 다원예술 전문법인 ‘문화강대국’ 최정오 대표를 만났다.

아주 오래 전 기억 속의 풍경들이 단장을 하고 있다. 80년대인지 90년대인지 기억조차 가물거리는 오래된 풍경들이 새롭게 탄생한다. 기대슈퍼, 효자철물, 춘천부동산중개소, 지금은 거의가 사라진 춘천의 옛 풍경이다.

“1993년 모든 것이 변하던 그 시절... 상남자 리턴즈2”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온다.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건지 최정오 대표에게 물었다. 춘천의 1993년대, 망대사람들로 잘 알려진 효자동을 무대로 한 다원예술극을 공연한다고 한다. 다원예술극? 상당히 낮선 이름이다. 연극에 음악뿐 아니라 춤까지 첨가한 뮤지컬과는 다른 분야라고 한다. 문화강대국이란 이름부터 다원예술극이라는 분야까지 일반인들에겐 낮선 이름들이다.

문화강대국은 강원도에서 최초로 설립된 다원예술단체라고 한다. 공연 예술에 종사하는 모든 이들이 포함되어 지금은 40여명에 이르는 대식구를 거느리고 있다. 이들이 모두 그럭저럭 먹고 산다는 최정오 대표의 말이 신기하게 들렸다.

춘천에 문화가 있느냐? 없다, 아니 없었다고 단언하는 이 남자. “기본적으로 콘텐츠가 없다. 다 사오고, 어디 가서 하던 거 구해오고 창작이 없다. 낭만을 이야기 하는데 낭만이 다 추억이다. 그런데 그걸 만들지 않는다.”

돈 문제 사람문제 이 핑계 저 핑계를 댄단다. 춘천의 문화적 문제는 상업성만 생각하며 돈 없고, 인프라 없고, 시스템이 없다고 핑계를 대는 것이라고 말한다. 춘천에 많던 극단들이 사라진 이유가 그런 거라고 한다.

공연 예술이 진정성을 보이는 예술인데 그런 게 부족했다, 그래서 2002년에 문화강대국을 만들었는데 벌써 13년이 되었다. 10년 동안은 사람을 모으는데 집중했다. 이제는 사람도 모였고 작품들도 만들어내며 경쟁력도 생겼다. 40명의 식구들 넉넉하지는 않지만 다 먹고 산다고 한다.

 

무엇을 하냐고 물었다. “우선은 창작을 한다. 콘텐츠를 만들어 내서 수도권 집중의 문화 산업을 깨트려야 할 필요가 있다. 강원도의 문제는 인프라가 없고, 콘텐츠가 없으며, 관객에게 다가가려는 시도가 부족하다.”고 말한다.

이제는 팬덤(고정 관객층)이 생겼다. 경쟁력도 생기고 소위 장사가 된다는 말을 하며 웃는다. 문화계가 지자체의 지원에 의존해서는 경쟁력이 없다는 최정오 대표. 문화강대국의 앞날이 기대된다.

서울에서 시나리오 작가를 하던 최정오 대표는 춘천에 내려와서 문화계를 보니 고수들은 있는데 젊은이들의 활동이 없고 창작도 없었다. 그래서 청년들을 모으고 백범 선생이 ‘문화로 부국강령을 이루자’라고 했던 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문화강대국”이란 이름을 지었다.

앞으로는 음악과 춤, 연극이 결합된 공연 예술이라는 큰 틀에다 농악, 민요, 판소리, 창, 영혼 등의 다양한 주제까지 끌어들이는 다원예술극을 정착시키고 집필과 연습실, 녹음실 등 시스템을 만드는데 집중하려고 한다.

문화강대국은 강원도에는 하기 힘든 장기공연을 11월6일~11월28일 까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7시30분부터 축제극장 몸짓에서 상남자 리턴즈2 공연을 한다.

 

 

 

반다경 시민기자

공연 문의 : 010-2398-3240(문화강대국)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