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살고 싶은 도시, 호반의 도시, 안개와 물이 만나 장관을 이뤄 계절이 바뀔 때면 수많은 사진작가들을 모으는 낭만의 도시. 춘천을 이르는 아름다운 수사들이다. 춘천은 많은 이들에게 쉼과 회복이 있을 것 같은, 그래서 살고 싶은 도시이다. 춘천의 이미지를 결정짓는 가장 큰 것은 쾌적한 공기와 도심에 물과 산을 품고 있는 자연 풍경일 터이다. 그런데 이 춘천에 방사능생활감시단이 있다. 공기도 맑고, 원전과도 거리가 한참 먼 이곳에 말이다. 마치 산악국가에서 멀리 바다오염을 걱정하는 것만큼 생경스럽다. 이번 호에서는 ‘춘천방사능생활감시단’을 만나 그 깊은 이야기를 들어본다. 인터뷰는 녹색당과 공동 주관한 탈핵학교를 마친 후 회원들의 뒤풀이 장소에서 진행되었다. 4명의 회원(양창모, 김윤정, 김순진, 최정희)이 반갑게 맞아 주었다.

일상에서 녹색 실천을 함께 하는 모임

김병혁 모임에는 몇 사람이 참여하고 있는가?

김윤정 40여명 정도 있고 열다섯 명 정도가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양창모 작년 5월에 방사능 강연 하면서 후속모임이 만들어 졌고 7월에 정식으로 출범하였다.
간단한 질문으로 말문을 트자 탈핵원정대 북콘서트에서 감동받았던 이야기들과 탈핵학교 내용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어느새 인터뷰를 해야 하는 역할을 망각한 채 자연스럽게 그 자리에 동화되었다. ‘자발적으로 부담 없이 모이고, 편안하게 진행할 수 있는 모임’이라는 누군가의 설명이 잘 어울리는 풍경이었다. 일상적으로 절전을 실천하는 이야기가 시작되고, 어떤 분은 난방비를 절약하여 쌍용자동차 노동자를 후원했다는 대목에서 방사능감시단 회원들의 남다른 면모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그토록 궁금한 춘천 방사능수치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청정 춘천은 없다…
서울 시내 3배 넘는 방사능 수치 보여

양창모 춘천이 다른 지역보다 방사능수치가 높게 나온다는 사실 때문에 이 문제를 외면하고 다른 일을 진행할 때 석연치 않은 마음이 든다.

김윤정 춘천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책임과 부담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시민들이 문제해결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활용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김병혁 춘천 방사능이 어느 정도로 높나?

양창모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반경 30km 지점의 미나미소마현에서 측정한 수치가 530nsv/hr인데 춘천시내의 한 아파트에서 측정한 수치가 470nsv/hr 정도로 나온다. 서울 시내에서는 보통 150정도 나오는데, 그에 비하면 엄청난 수치다.

김병혁 원인은 무엇인가?

김순진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 시료채취를 통해 핵종분석을 해야 하는데… 건축자재에서도 방사능이 나올 수 있는데 어떤 자재에서 나오는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아스팔트에서도 나오고… 정보공개 청구를 진행해서 밝혀내야 하는데, 전문가들이 이런 문제에 소극적인 상황에서 우리가 전문성이 낮은 게 가장 큰 어려움이다.
믿기 힘든 이야기들이 쏟아졌다. 핵발전소 근처에 살고 있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단돈 만원으로 휴대용 방사능측정기를 대여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하니 내가 살고 있는 동네의 방사능수치가 얼마나 나올지 무척 궁금해졌다. 방사능측정기를 빌려 수치를 조사해보는 것부터 동참해보는 것은 어떨까. 모임이 막바지에 다다르며 문제해결의 방법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논의가 진지하게 이어졌다.

서로 만나고 움직이는
교육과 홍보의 장 만들어야


김윤정 신입회원들을 위해 교육컨텐츠를 만들어 기본교육에 소모되는 시간과 노력을 아끼고 문제를 발굴하는데 집중해야 할 것 같다.

최정희 온라인과 SNS도 활용해야 할 것 같다. 특히 블로그가 검색에서 상위로 노출되기 때문에 블로그로 내용을 축적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페이스북은 직접 연결된 지인들만 보기 때문에 범위가 너무 좁긴 한데 기본적으로 홍보활동은 해야 한다고 본다.

양창모 실질적인 변화는 직접적인 만남과 움직임에서 오는 것이지 SNS로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너무 과대평가 되고 있는 것이 아닌지. 구체적으로 사람이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터뷰를 하러 간다고 생각했지만 마치 좋은 강연을 듣고 온 기분이었다. 내가 아는 아름답고 쾌적한 춘천의 이면을 들으며 충격과 걱정이 앞섰다. 위험이 일상화된 사회를 살지만, 내가 사는 곳만은 안전하기를 바랐던 것이 이기적인 마음이었을까… 그럼에도 한편으로는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역에서 3개 이상의 활동에 모두 참여하고 있다는 감시단 회원들이 많은 역할들을 해낼 거라는 믿음에서였다.

방사능감시단 가입원서를 내면서 앞으로 더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해서 방사능문제를 비롯한 우리 삶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데 밑거름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본다.

 

 

 

김병혁 시민기자

 

문의 : 대표 이충호 010-3550-8079,
활동가 박미나 010-2261-9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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