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잇는 자부심 있지만 사회적 관심이 조금 더 있으면…”

2대째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강동대장간’. 54년 세월의 장인정신과 전통이 묻어나는 강동대장간은 지난 1963년 2월 강원 춘천시 소양로에 문을 열었다. 박경환(49) 대장은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춘천으로 내려와서 아버지의 일을 돕다가 자연스럽게 대를 잇게 됐다고 했다.
 

지난 6일 이곳을 방문했을 때 박 대장과 그의 아들이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작업장 주변은 달궈진 쇠와 불꽃의 열기로 뜨거웠다. 혹시 3대가 대를 잇게 되냐고 묻자 박 대장은 “물려받는 건 아니에요. 제 아들을 고1 때부터 3년간 방학기간에 학교 안 보내고 이 일을 시켰어요. 선생님에게 전통의 맥을 끊고 싶지 않다고 편지를 써서 보내기도 했고요”라고 했다.

박 대장은 “대장장이라 함은 자기 물건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야 하고, 잘 만들던 못 만들던 내 물건을 파는 게 신조에요. 우리 아버님 때부터 지켜왔어요”라고 당당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루 작업량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낫은 14개, 호미는 20개 정도인데 다른 철물점과 달리 소량으로 생산하기 때문에 중국산 농기구와는 질부터가 다르다고 한다. 이 때문에 단골손님 또한 많다고 한다.
 

54년의 전통을 지켜오면서 자부심도 느꼈지만 실망감도 없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선시대는 이 업종에 대해서 자부심이 있었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서민들만 상대하는 업종이니까 등한시 되고 또 가격 면에서 중국산에 경쟁력을 잃게 되면서 실망스러울 때가 많아요”라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더니 꾸준히 대장간을 이어갈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혼자 이끌어 나가기는 상당히 버겁다고 한다. “경기도는 대장업이 보호업종으로 되어있고 이것을 육성하려고 하는데 강원도는 그렇지가 않다”며 “사회적 풍토 때문에 대장장이들이 사라지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권소연 인턴기자

<춘천사람들>은 새해를 맞아 춘천에서 대를 이어 가업을 영위하고 있는 업체를 찾아 소개하려고 한다.
규모와 관계없이 대를 잇는 가업이 있다는 것 자체가 곧 우리 지역의 자산이고 전통일 것이다.
뿌리 깊은 나무는 쉬 흔들리지 않는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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