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29일 문화재청은 중도유적 중간발표회에서 청동기 집자리 925기, 청동기 지석묘 101기, 수혈유구(저장구덩이) 365기 등 대규모 유적이 중도에서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대규모 유적과 함께 우리나라 주거지에서는 처음 출토된 비파형 청동검, 남한에서 두 번째로 발굴된 청동도끼, 신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를 잇는 중요한 유물인 둥근바닥 바리모양 토기(원저심발형토기) 수 천점까지 엄청난 유물이 출토됐다.

중도 환호 전경과 출입구

중도유적은 남한지역
최대의 청동기 마을유적


2014년 7월 28일 문화재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중도유적은 우리나라 최대의 마을유적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같은 해 8월 중도 발굴작업에 참여한 5개 기관 주관사인 한강문화재연구원 조사부장도 YTN사이언스 인터뷰에서 한 유적지에서 그렇게 엄청난 유적이 나온 것도 처음이지만, 마을 전체에서 수백 년 동안 사람들이 살았던 흔적이 발견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도 출토 비파형 청동검 경부[손잡이 연결부]
(사진출처 : Jtbc 화면캡처)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환호(環壕)와 위계식 지석묘,
고조선과의 연관성을 밝혀줄 중요한 유적


더욱 관심을 끄는 유적은 총 길이 404m로 방어용 시설인 청동기시대 환호(環壕)로 우리나라는 물론 동양에서도 최대의 환호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두 개의 강이 자연 해자(垓字)로 이루어진 중도에서 환호가 발견된 것은 청동기시대에 이미 계급사회가 형성되었음을 보여주는 아주 중요한 유적이라고 말한다.

특히 101기의 지석묘는 강원도에서는 처음으로 발견된 대규모 지석묘 유적으로 그중 48기의 고인돌이 열을 맞추어 위계식으로 조성된 특별한 유적으로 알려졌다.

2014년 8월 청동기 전문가인 세종대학교 하문식 교수는 고인돌을 비롯하여 중도에서 발굴된 유적과 유물은 고조선과의 연관성을 나타내는 중요한 유적이자 유물이라고 말했다.

위계식으로 열을 맞추어 조성된 중도 지석묘
(출처: 춘천역사문화연구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재청은 지석묘 36기를 이전하고 12기를 복원·전시하는 조건으로 개발을 허가했다. 전문가들은 중도유적이 남한지역 최대의 유적이며 고조선과의 연관성을 밝혀줄 중요한 유적이므로 반드시 보존되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에 600여 개의 역사단체가 보존운동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 주거지에서 처음으로 출토된 비파형 청동검과 청동도끼

중도 발굴에서 특히 중요한 유물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주거지에서 발굴된 비파형 청동검과 부채모양 청동도끼다. 비파형 청동검은 우리나라 전체에서도 40여 점밖에 출토되지 않은 고조선의 지표유물이다. 그 동안 주로 무덤에서 발굴되어 의식용으로 알려졌으나, 중도 40호 주거지에서 처음으로 발굴되어 비파형 청동검 연구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5 중도출토 비파형 청동검과 청동도끼

부채모양 청동도끼는 북한지역에서는 가끔 발굴되지만 남한에서는 속초 남양동 유적에서 한 점이 발굴된 이후 중도에서 두 번째로 발굴되어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특히 무덤에서 발굴된 의식용이 아니라 주거지에서 출토된 것이라서 의미가 크다.

발굴 당시 문화재청 매장문화재 분과위원장인 심정보 위원장은 Ttbc인터뷰에서 중도 출토 청동검이 중요한 이유로 의식용이 아니라 실제로 사용된 유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밖에도 2015년 6월 9일에는 삼국시대 무덤에서 왕실의 유물로 알려진 고구려식 금귀걸이도 발굴되어 중도 유적의 성격규명에 중요하고 새로운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중도유적은 이번 금귀걸이 출토로 신석기 시대부터 청동기, 삼국시대, 근현대에 이르는 종합유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찾기 드문 유적임을 증명하고 있다.

이 밖에도 2014년 12월초 우리나라에서 출토유래가 희박한 비파형 청동검의 슴베(손잡이 부분)를 이어주는 경부가 발굴되었는데, 발굴기관과 엘엘개발이 발굴보고를 하지 않아 도종환 의원이 국회에서 문화재청에 질의하는 과정에서 출토사실을 폭로하며 은폐의혹을 제기했다.

중도유적 훼손을 방치했다는
의혹을 받는 문화재청

6 중도유적 항공사진(출처 : 춘천역사문화연구회)

수많은 전문가들과 문화재청, 매장문화재 분과위원장, 발굴기관의 조사부장까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유적이라 밝힌 중도유적은 레고랜드 개발에 밀려 훼손될 위기에 처해 있다. <춘천 사람들>은 앞서 창간준비 3호를 통해 중도유적을 보존하기 위해 복토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엘엘개발이 복토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나선화 문화재청장이 두 번에 걸친 현장 확인을 통해 복토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시인하고 재복토를 지시했으나, 아직 재 복토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엘엘개발은 재복토 계획서를 문화재청에 제출했다고 하며, 복토용 토사를 확보하여 11월 30일까지 진행하겠다고 했다.

유적보존을 위한 재복토에도
꼼수를 부리는 엘엘개발과 문화재청


그러나 <춘천 사람들>이 단독 입수한 엘엘개발의 복토보완계획서에는 유구의 어깨선에서부터 직선으로 복토하여 마사토 양을 산출한 것으로 되어있다. 익명의 발굴전문가는 이렇게 복토하려면 거푸집을 대고 복토를 해야 된다며 이런 복토는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또한 이 전문가는 유구를 재복토하려면 <춘천사람들> 창간준비 3호에서 밝힌 대로 토사 안정각을 확보하는 복토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엘엘개발은 재복토 토사를 적게 사용하는 꼼수를 부리고, 문화재청은 이를 눈감아 준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형구 선문대 석좌교수는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께 드리는 중도유적 백서>를 발간하여 중도유적의 중요성을 감안해 유적지 위에 어떤 공사도 진행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문화재청과 엘엘개발, 강원도가 합세해 우리나라 최대의 유적을 훼손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며, 중도유적은 레고랜드와 바꿀 수 없는 중요한 유적이라고 역설했다.

오동철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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