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공을 차던 중학생 친구들이 어른이 돼서 2010년에 정식 창단한 춘천 1호 풋살클럽 ‘벤투스(회장 최재규)’. 좋은 친구들과 오래 풋살을 함께 하고 싶다는 순수한 열정에서 시작한 그들의 풋살 이야기를 들어봤다.

풋살은 골키퍼를 포함해 다섯 명의 선수로 구성된 두 개의 팀이 겨루는 미니 축구게임이다. 경기장 규격은 일반 축구와 달리 가로 20m, 세로 40m이고, 골문의 크기도 아담하다. 경기장 규모는 작지만 선수교체가 자유롭고 일반 축구와 달리 4초 룰이 적용돼 보는 이에게도 굉장한 속도감을 준다. 팀 파울이 4개면 프리킥이 주어지고 누적 파울이 5개가 되면 페널티킥이 주어진다. 태클을 허용하지 않아 거친 파울행위가 없는 스포츠가 바로 풋살이다.

취재에 흔쾌히 응한 엄기성 단장은 수락 과정만큼 유쾌한 사나이였다. “‘족쟁이’라고 들어봤나?” 엄기성 단장이 던진 첫 질문이었다. 보통 공을 차는 사람들을 그렇게 부른다나? 엄 단장은 풋살화 끈 매듭을 보면 ‘저 사람이 공 좀 차는구나’ 알 수 있다며 초보와 프로의 구별 노하우를 전수했다. 매듭이 발목에 불편을 주지 않도록 옆으로 돌려 매고 테이핑으로 고정하는 선수들이 있다면서 그들이 진정한 고수라며 호탕하게 웃는다. 축구는 인사이드와 아웃사이드를 사용해 패스를 하는데 풋살은 발바닥을 사용한다고 한다. 드리블을 할 때도 인사이드가 아닌 발바닥으로 한다.


2010년 창단해 그 해 9개 전국대회 우승을 모두 휩쓸었다는 벤투스. 가장 인상 깊었던 경기는 당시 전국 랭킹 1위였던 대전 아이비 팀과의 경기였다. 조별 예선에서 만나 8대0으로 완패를 당하고는 상실감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다시 결승에서 맞붙게 되자 최정예의 팀으로 재무장한 벤투스는 유감없이 실력을 발휘해 6대0으로 이기고 우승을 했다. 우승을 위해 땀을 흘리고 운동하던 그들이 지금은 우승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고 한다. 축구 산하 스포츠라는 인식 때문에 지원도 부족하고 실력도 많이 부족하지만 제대로 된 프로팀을 만드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축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풋살 실력. 아시아권에서 최하위를 기록하는 풋살 실력에 마음이 아프다고 하는 엄 단장과 최 회장. 올해 벤투스는 유소년 풋살팀을 정식 생활스포츠로 등록해 벤투스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공개수업을 열고 회원 모집을 시작했다. 벤투스는 유·초·중·고등부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지도해 자연스레 일반부로 성장하고 있는 팀이다. 풋살 선수 출신이 아닌 풋살이 좋아서 운동을 시작했던 회원들이 풋살에 대한 열정으로 지도자교육을 받고 심판교육을 받아 풋살계에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엄기성 단장은 우승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면서 팀원들과의 소통이 최우선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선배들에게 배운 것처럼 후배들도 우리에게서 배운다. 큰 도움이 아닐지라도 언제든 도움이 되고 싶다.” 또 “춘천에서 유명한 풋살 선수를 배출하고 싶다”면서 “우승을 목표로 모였지만 지금은 풋살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승패도 중요하지만 팀원들이 본업에 충실하면서 각자 맡은 팀 내 역할에 최선을 다해 서로에게 인정받는 동료가 되고 싶다”고도 말했다. 최재규 회장은 “건강하게 오래 함께 운동하고 싶다”고 한다. ‘혼자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하면 오래, 멀리 간다’고 진지하게 이야기 하는 이들. 화목하게 운동하자는 의미에서 매주 화·목요일 저녁 송암동 풋살 경기장에서 운동하고 있단다.

문의 엄기성 단장 010-8361-8000
김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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