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이야기 야화, 야화(野花, 野話)] 처녀치마
[들꽃 이야기 야화, 야화(野花, 野話)] 처녀치마
  • 김남덕
  • 승인 2016.03.07 2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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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이라는 영화가 국민들 사이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가해자의 사과도 없고 피해자들도 배제된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무언의 저항인 양 파장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한국을 병합한 직후 조선총독부는 한반도의 자원을 착취하기 위해 광범위한 조사를 실시했다. 식물분야 책임자였던 일본인 식물학자 나까이가 처음으로 이름을 붙였기 때문에 우리나라 식물학명에 나까이라는 이름이 많이 붙어있다. 일제의 흔적은 여전히 도처에 적지 않게 남아 있는 셈이다.
처녀치마라는 꽃도 그렇다. 꽃이 활짝 피었을 때의 모양이 처녀들이 입는 치마를 닮았다 해서 붙여졌다는 견해도 있고, 땅에 떨어진 잎의 모양이 일본 전통치마와 닮아서 그렇다는 견해도 있다. 일본명 성성이치마의 ‘성성이’ 발음인 ‘쇼유죠우’에서 ‘우’가 빠지면 소녀의 뜻을 가진 ‘쇼유죠’가 되는데, 그 때문에 처녀치마라는 이름이 생겼다는 설이 있다.

귀향에 등장하는 14~15세 조선의 처녀들을 떠올려보자. 그들이 입은 치마는 처녀치마의 꽃모습과는 아주 다르다. 이유야 어떠하든 처녀치마라는 이름엔 왜색이 짙게 묻어있다. ‘보라 방망이’ 등 우리 정서에 맞는 이름이 필요하다.

처녀치마는 전국에 걸쳐 자라는 숙근성 다년생 초본이다. 생육환경은 습지와 물기가 많은 곳에서 서식한다. 키는 10~30㎝인데, 잎은 길이가 6~20㎝이고 둥근 방석처럼 둥글게 퍼지며 윤기가 많이 나고 끝이 뾰족하다. 땅이 해동되자마자 잎이 지상부로 올라오는데, 이 시기에는 초식동물들의 먹을거리가 되는 바람에 보기 드물다. 우리 민족의 생명력을 닮아서인지 바위틈에서도 잘 자란다.

 

 

김남덕 (강원사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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