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에 가면
아우라지 뱃사공만 보지 말고
이 꽃도 좀 보세요.

 

 

석회암 절벽 틈 사이사이 뿌리를 내리고
산 고개를 구불구불 돌아 흐르는
동강이 전하는 이야기 들으며
한 해에 한 송이씩 식구를 늘려가는 꽃이 있다.
경칩이 지나면 피기 시작하는 동강할미꽃은
3월이라지만 바람 끝은 아직도 매서워
갓 태어난 강아지 새끼들 마냥
옹기종기 살 부비며 서로를 의지한다.
꼿꼿한 꽃대로 태양을 마주하지만
그 눈길은 새색시같이 수줍고
여린 솜털 파르르 떨며
더디 오는 봄을 부른다.
특이하게 지역명이 학명에 오른 동강할미꽃은
동강 일대 기암절벽에 자생하는 한국특산식물이다.
동강댐 건설이 추진되던 때
이 꽃을 지키고자 했던 마을사람들의 노력이
댐 건설을 막아냈다.
매년 3월말 동강로 일대에서 동강할미꽃 축제도 열린다 하니
가서, 동강을 품은 자랑스러운 동강할미꽃을 보자!

 

 

 

 

동강할미꽃(수예)

김예진 (자수공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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