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풍물시장 1동 109호
신정상회(농산) 신동춘 대표

 

“장사를 하면서 가장 좋은 거는 사람을 많이 만나는 거죠. 시장엔 사람 사는 냄새가 나잖아요.” 약사천 풍물시장 시절 노점상으로 시작해 16년째를 맞는 신정상회(농산)의 신동춘(52) 대표는 직원 셋에 아내까지 5명이 함께 일하는 농특산물점 대표다.

채소와 공산품, 약초 빼고는 다 있다는 신정상회는 쌀·고추·전통메주·잡곡류·가루·더덕 등 취급 품목만 어림잡아 80가지가 넘고 창고도 5개 동을 구비하고 있다. 거래처 역시 춘천뿐 아니라 가평·화천·홍천·양구 등지에 이를 만큼 규모가 큰 풍물시장의 대표 점포 중 하나다.

‘소비자 맞춤서비스’를 하려다 보니 품목을 통합해 취급하게 됐다는 신 대표는 강원도 산 농산물을 위주로 하지만, 좋은 물건이 있다면 직접 눈으로 보고 구매하기 위해 대구까지도 갈 만큼 열성파다. 품질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거래처에 대한 신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처음엔 아버지를 대신해 일주일만 어머니를 돕겠다고 했는데, 새벽시장인 번개시장의 활기를 보고 반해 지금은 번개시장의 터줏대감인 어머니 밑에서 일을 배우기 시작해 노점상으로 독립했다. 그때에 비하면 지금의 풍물시장은 시설이 현대화 되고, 위생상태도 좋아졌다. 무엇보다도 외부에서 손님이 많이 와서 좋다.

“일단 사람이 많이 오는 게 좋다”는 신 대표는 “꼭 우리 가게가 아니어도 호떡을 하나 사 먹으러 와도 시장 상인들에게 좋으면 된 거다”라고 넉넉한 인심을 보였다.

이런 신 대표에게 가장 힘든 때는 언제였을까? 신 대표는 약사천에서 쫓겨날 때 가장 힘들었다. 보상협의가 안 된 상태로 쫓겨나 그 후 2년은 정말 힘들었다며 울컥했다.

풍물시장이 활성화되려면 먹을거리·볼거리 등의 개발이 당면과제라고 한다. 시대가 변한 만큼 시장이 시장만의 기능이 아닌 생활문화공간의 일부가 될 때 젊은 층으로 세대교체가 되면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시장부터 변해야 한다면서 맞춤형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노령화된 상인들에겐 교육 등을 통해 주변에서 이끌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신정상회는 주 고객층이 요식업체다 보니 필요할 때 믿고 주문하는 고객들이다. 이는 보통의 신뢰가 쌓여있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신 대표는 덧붙인다.

‘정직이 최고다!’는 신념을 갖고 있는 신 대표. “직원들이 동서와 처남, 가족이다. 20대에 들어와 40대가 된 직원들이다. 원한다면 그들에게 가게를 물려주고 싶다”고 말할 만큼 안팎으로 신뢰가 두텁다. 또 “이 일은 지겹다고 생각하면 못 한다”면서 신 대표는 “풍물시장이 대표시장이 될 수 있도록 시민들이 와 주고 잘못이 있으면 지적해 달라”고 당부한다.

정직한 상회, 신정상회 신 대표의 넉넉함이 풍물시장의 손님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기를 기대한다. 신정상회의 영업시간은 겨울철엔 아침 8시~저녁 6시이고, 여름철엔 아침 8시~저녁 8시다.

김은하 기자

약사동 시절부터 오랜 세월 풍물시장을 지켜온 사람들. 이들이 있어 사람들은 시장을 찾고, 시장은 또 그렇게 사람냄새로 북적인다. <춘천사람들>은 두 차례에 걸쳐 춘천풍물시장의 대표 상인들을 소개하고자 한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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