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끝이 시린 겨울날이나 쨍하게 더운 여름날 생각나는 맛.

입맛도, 밥 해먹을 의지도 없을 때 더 찾게 되는 매운 맛 짬뽕집이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골라먹을 수 있을 만큼 많은 짬뽕전문점들이 있지만 오늘은 교동짬뽕으로 정했다.

교동짬뽕은 먹는 이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경향이 있다. 맑은 국물이 익숙한 분들에게는 도전이란 단어가 어울릴 만큼 교동짬뽕은 진하고 걸쭉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얼큰함을 넘어서 매운 맛이므로 어르신이나 아이에겐 자극적인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심시간에는 빈자리를 기다려야 하고, 휴일엔 아침부터 손님들로 북적거린다.

실내에 들어서면 유효기간 한 달 짜리 개업축하 화분이 4년 넘도록 살아남아서 꽃을 피우고 있다. 매일 주방청소를 해대는 주인장의 성격이 화분에까지 영향을 미친 까닭이다. 주문하면 화덕에 불이 켜지고 우렁찬 불 소리와 함께 짬뽕이 볶아진다. 불 맛이 날 정도로 볶아내기 때문에 화덕소리가 클수록 더 매울 것 같다. 주인 최종남 씨는 강원과 전라지역의 태양초를 적당한 비율로 섞어 맛을 낸다.

교동짬뽕에는 특별한 육수가 없다. 그냥 맹물로 국물을 만든다. 애니메이션 쿵푸팬더에 등장하는 국수집 육수의 비밀이 원래부터 아무것도 넣지 않는 것이었듯 여기도 그렇다. 오로지 고춧가루와 불, 그리고 적당한 시간의 담금질이 맛을 결정하는 모든 것이다.

메뉴가 여럿 있는데 가장 궁합이 잘 맞는 김밥과 함께 먹으면 매운맛이 적절하게 조절되므로 만족스러운 포만감에 기분이 좋아진다. 짬뽕은 7천원, 김밥은 2천500원이다. 짬뽕맛도 맛이지만 매달 남부노인복지관 독거노인 음식봉사를 하시는 사장님 마음 씀씀이가 더 여유로운 음식점이다. 전화는 243-3060, 남춘천역 부근 효신사우나 뒤편 공원에 접하고 있다.

변갑성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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