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O(유전자변형작물,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의 대대적인 공습이 이미 시작됐다. 특허권이라는 무기로 중무장한 이들 GMO는 전 세계를 초토화시키고 있다. 지난 20여년 동안 GMO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해왔다. GMO 확산의 중심에는 다국적 기업인 몬산토(Monsanto Company)가 있다. 기가 막힌 것은 몬산토가 원래 종합화학 제조기업이었다는 사실이다. 코카콜라에 들어가는 사카린을 만드는 하청업체로 시작해 농약 등의 화학제품을 만들던 회사였다. 베트남전쟁 때는 고엽제를 생산하는 대표업체이기도 했다.

≪GMO 오 마이 갓, GMO OMG≫(2013) 포스터

옥수수, 콩, 면화 등 3대 작물에 대한 GMO 특허권을 획득한 몬산토는 농업생명공학회사로 변모해 종자와 제초제를 생산하는 세계적인 기업이 됐다. 꾸준히 영역을 확장해 오던 몬산토는 현재 유럽시장을 집요하게 공략하고 있으며, 중국과 인근 아시아 국가들을 대대적으로 잠식해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 홍농종묘, 중앙종묘 등의 종자기업이 모두 몬산토에게 넘어가 농업종자에 대한 권리가 몬산토로 귀속돼 버렸다.

영화 ≪GMO 오 마이 갓, GMO OMG≫(2013)는 몬산토가 어떻게 공격적으로 기업을 확장해나가며 자신들의 속내를 어떤 방식으로 감추고, 농민들을 어떻게 종속시키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법률 팀으로 중무장한 몬산토는 무수한 국가나 농민들과 법정싸움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너무 쉽게 몬산토에 항복하고 모든 권리를 넘겨줘버려 아무런 싸움도 전개되지 않고 있다.

몬산토는 자신이 개발해 특허권을 가지고 있는 GMO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GMO가 심겨진 농지 인근에 토종작물을 심은 농부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다. 자신들의 기술이 토종작물들과 함부로 교배하지 못하게 하려는 조치라는 것이다. 또한 자신들의 기술을 가져가지 못하게 한다는 이유로 GMO를 수확한 농부들이 씨앗을 보관하지 못하게 한다. 결국 어느 한 지역에 GMO가 심겨지게 되면 인근의 모든 농지는 GMO만을 심을 수밖에 없게 된다. 또한 씨앗을 모두 회수해가기 때문에 매년 몬산토로부터 GMO 종자만을 구입하여 뿌릴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른다.

몬산토가 가장 신경을 곤두세워 방해하려는 일이 GMO 표시제이다. 원산지 표시처럼 GMO라는 것을 표시하려는 노력을 몬산토는 기를 쓰고 막는다. GMO가 표시되면 당연히 매출이 급감하기 때문이다. 학자들을 동원해 GMO의 무해함을 설명하는 논문을 생산해낸다. 한편 강한 제초제를 개발해 대부분의 식물들을 죽이지만 GMO만큼은 죽지 않는다는 모순된 홍보를 한다. 마치 해킹프로그램과 방화벽프로그램을 동시에 판매하는 미국의 PC프로그램 업체들처럼 칼과 방배를 모두 쥐고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몬산토의 합법적인 침략을 막아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당국은 GMO가 얼마나 우리의 식탁을 지배하고 있는지에 대해 공표도 하지 않는다. ‘몬산토코리아’는 12가지 오해라는 해명자료를 연실 뿌려대고 있다. 결국 소비자의 저항 외에는 달리 방도가 없다.

 

 

이정배(문화 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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