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따라가는 춘천여행] 송암동 성황림
[나무 따라가는 춘천여행] 송암동 성황림
  • 김남덕
  • 승인 2016.03.15 2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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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될 위기 놓인 숲 춘천에서 보존조치가 필요한 숲 중 가장 급한 곳은 송암동 성황림이다. 햇볕이 잘 들지 않아 소나무들이 고사될 위기에 직면해 있다. 최근 ‘춘천생명의숲’이 마을 숲을 보존하기 위해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는데, 이 숲을 우선적으로 보존해야 할 숲으로 지정했다.

송암동 성황림은 보호수 소나무의 오른쪽 능선에 있다. 춘천에서는 유일하게 남·여 성황림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성황숲은 약 20m의 거리를 두고 두 개의 당숲으로 이뤄져 있다. 위쪽 당숲은 십여 그루의 소나무가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 그중에 노거수는 다섯 그루 정도다. 성황당 내부에 토지지신 위패는 보이지 않으나 한지 한 장이 접혀서 걸려 있다. 그리고 초 두 개도 놓여 있다. 성황당 바로 앞엔 오래 전에 죽은 소나무가 있으며 대체로 빛이 잘 들지 않아서인지 음습하다. 아래 당숲에는 소나무 스무 그루 정도가 있으며 그 중 거목은 열 그루쯤 된다. 노거수 중 특이한 것은 두 개의 소나무가 하나로 붙었다가 다시 두 개로 갈라진 소나무다.

당숲은 마을의 수호신으로 주민들에게 특별한 대접을 받고 있다. 다만 햇볕을 좋아하는 소나무의 특성상 바로 옆 잣나무 조림지가 그늘을 만들어 소나무 성장에 장애가 되고 있다. 잣나무를 간벌하는 등 적극적인 방법으로 주변환경을 개선해주면 지금보다 소나무 생육에 좋은 여건이 되지 않을까 싶다.

성황림과 성황당 동제 매년 음력 10월 3일이면 성황당에서 동제를 지낸다. 동제는 저녁부터 산 아래에서 음식을 준비하는데,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돼지를 제물로 올린다. 자정에는 몸을 정갈하게 한 사람이 주도해 제사를 지낸다. 이튿날 거리제사는 저녁 9시에 이뤄진다. 마을 입구 삼거리에서 제사를 지낸 후 주민들은 마을회관에 모여 제사음식을 골고루 나눠 먹는다. 마을 주민들은 매년 정성스럽게 당제를 지내고 있으며, 덕분에 숲 문화의 원형이 잘 보전돼 있다.

숲을 통해 사람들이 마을의 안녕과 평온을 기원하고, 마을의 단합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숲 문화의 원형을 잘 간직하고, 매년 당제를 지내고 있는 송암동 성황림은 춘천의 대표적 문화유산으로도 손색이 없다. 우리나라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숲은 원주 신림 성황림이 유일하다. 송암동 성황림은 원주 신림과 견주어도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 숲이다.

수호신을 모시는 당숲은 우리 전통마을 어디에나 있었으나 산업화에 따른 마을 공동체가 해체되다 보니 성황림을 유지하며 현재에 이르는 숲은 흔치 않다. 잘 보존해야 할 당숲이 우리 고장 춘천에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김남덕 (강원사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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