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여행’ 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먼저 떠오르는 건축물이 바로 델리 남쪽지방 아그라에 위치한 타지마할이다. 인류 최고의 건축물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아침부터 저녁까지 세계 도처의 관광객들로 늘 넘쳐나는 이곳은 자무나 강가에 위치한 순백의 대리석 건물이다.

이 건물은 인도가 이슬람제국이었던 무굴왕조의 5대 술탄 샤자한(Shah Jahan) 황제가 사랑하는 아내 뭄타즈마할(Mumtaz Mahal)의 죽음을 기리며 지은 궁전형식의 무덤건축물로 198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수도인 델리 역에서 인도 택시인 릭샤를 타고 20분 정도 가면 타지마할이 있는데, 아침 6시부터 개방한다. 새벽 미명에 현장에 도착했을 때 벌써 입장객들이 줄지어 서있는 모습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 중 사진작가들이 가장 많았는데, 그들은 많은 장비들을 가지고 대기하고 있다가 문이 열리자마자 밀물같이 타지마할 안으로 밀려들어갔다.

외국인들에게 비싸게 입장료를 받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생각하면서 우리나라에도 자국민 보호정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도인은 10루피(180원)인데, 외국인은 750루피(1만3천500).

타지마할의 건축방법은 완벽한 대칭구조를 이루고 있다. 술탄 샤자한 황제가 14번째 아이를 출산하고 열병으로 죽은 왕비 뭄타즈마할을 위해 하루 2만명의 노동력으로 무려 22년간 건축하며 막대한 국가손실을 끼친 건축물로도 유명하다. 어쩌면 사랑하는 아내를 위하여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의 정성을 바친 사랑의 건축물이기도 하다. 타지마할에 입장하려면 덧버선 비슷한 임시 신발을 신어야 한다. 사진을 촬영하려면 촬영티켓을 구입해야 하고 실내에서는 촬영할 수 없다.

실내는 흰 대리석으로 매우 섬세하게 조각한 창틀과 기둥으로 이루어져 있어 건물 자체가 거대한 예술품과도 같다.그리고 모든 대리석을 파내고 그 틈에 보석을 끼워넣었는데, 이것을 피에트라 듀라라고 한다. 안타까운 일은 인도가 영국의 식민지 시절 영국인들이 이 보석을 약탈해 파손이 됐다는 사실이다. 지금 대영박물관에 그 흔적들이 전시돼 있으니 우리네 일제강점기 역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타지마할을 섬세하게 보려면 하루해가 짧다. 그래서 다음날 석양 무렵 다시 또 찾아가 자무나 강가에 비친 타지마할을 촬영하려고 애쓴 기억이 난다. 그 후에도 몇 번 더 갈 정도로 정말 아름답고 장엄한 건축물이다. 시간이 있으면 자무나 강가에서 쪽배를 타고 노를 저으며 타지마할을 감상하는 여유를 즐겨보시라.

여행은 끈 없는 연과 같다. 현장에서 새로운 친구를 만나 동행하고 추억을 만들다 보면 삶의 여정이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 마음까지 넉넉하게 채울 수 있다.

김홍주 시민기자 (시인·교사)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