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향체 만든 한글서예가
목향 정광옥

나이가 들수록 부모님에 대한 기억은 선명해진다고 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아버지에 대한 딸들의 기억은 각별하다. 작가의 아버지는 작가가 어린 시절에 세상을 떠나셨다. 한학자로 동네의 상량문을 도맡아 써주시던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눈물을 보이는 작가를 보면서 새삼 부모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연애시절 복학생이었던 남편을 따라 처음 온 춘천, 남편과의 인연이 이어지며 춘천에서 생활한 지도 어느덧 37년이 되었다. 한학자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초등학교 4학년부터 붓을 잡은 목향선생은 교내와 군내 서예대회에서 입상하는 등 어린 시절부터 서예에 재능이 있었다. 초등학교 이후 한참동안 붓을 놓았던 작가가 다시 붓을 쥐게 된 계기는 남편이 선물한 지필묵이었다. 공직자였던 남편의 응원으로 다시 서예를 시작하며 이만진 선생에게서 사사를 받았다. 1992년 강원도 서예대전 입선을 계기로 서예가의 길을 걷게 된 목향선생은 여성 서예가로서 열심히 작품활동을 해왔다.

각종 서예대전에서 입상했고 미술서예라는 독보적 장르를 개척해 유일하게 명인의 칭호도 받았다. 예절교육 자격증도 가지고 있는 작가는 어린아이들에게 예절교육을 하는데도 게을리하지않는다. 서예가 곧 예절을 가르치고 집중력을 기르는 학문이기에 목향서예학원을 운영하며 후진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작가는 정선아리랑이 유네스코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을 기념해 2013년 한글날에 개최한 정선아리랑 서예작품전에 500여점의 작품을 전시하기도 했다. 2014년에는 정선군청과 협력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강원도와 정선군이 공동으로 개최한 ‘2014년 한국예술축제’에 정선아리랑을 테마로 전시회도 열었다. 10월 2일부터 5일까지 4일간 정선아리랑공원 일원에서 개최된 제55회 한국민속예술축제 및 제21회 전국청소년민속예술제에서 작가는 서예작품 40점과 관광작품 40점을 전시해 한글의 우수성과 정선아리랑의 토속적인 멋을 알리기도 했다.

작가는 한글서예의 주 글자체인 궁체에서 벋어나 일반인들이 쉽게 서예에 접근할 수 있도록 2012년에 고안한 목향체를 알리는 일에 매진하면서 올해는 춘천의 역사인물의 작품을 서예로 재조명하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춘천의 역사인물들이 남긴 시나 시조, 문학작품을 서예작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을 위해 강원문화재단에 공모를 신청했는데 이것이 채택된 것이다. 작가는 춘천의 인물에 대한 서예작업을 6개월에 걸쳐 작품으로 만들어 9월 2일부터 23일까지 송암아트리움(관장 차문학)에서 춘천지역 작가 최초의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다.

다산선생의 집안 출신임을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작가는 올해 평생 해보고 싶었던 다산선생 작품을 비롯한 춘천 관련 역사인물들의 작품을 하게 된 것에 대해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2014년에는 도내 최초로 ‘여성서예협회’를 ‘비영리민간법인’으로 등록해 협회를 운영해오고 있다. 작가가 고안한 목향체의 보급사업을 위해 사업자등록도 마치고 작품활동과 경제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여성 서예인으로서 최초로 명인의 반열에 오른 목향 정광옥 선생이 춘천의 역사인물을 어떻게 표현해낼지 자못 기대가 크다.

 

오동철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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