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결과와 판이한 여론조사에 후보자들 불만

지난 8일 발표된 도내 모 방송사 여론조사로 예비후보들이 혼란에 빠졌다. 일부 예비후보 캠프는 자신들이 느끼는 현실과 너무 다른 여론조사 결과에 당혹해하며 그 목적이 의심된다는 격앙된 반응까지 보였다. 여론조사에 대해 일부 예비후보자들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그동안 발표된 여론조사와 실제결과가 큰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춘천사람들>이 2010년 이후 도내에서 치러진 3차례의 지방선거와 1차례의 국회의원선거 여론조사 추이를 분석한 결과, 선거 한 달여 전부터 여론조사 공표 마지막 날인 선거일 일주일 전까지의 여론조사가 실제 득표율과 큰 차이를 보여 여론조사의 신뢰도에 큰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010년 실시된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1:1로 대결한 이광재 후보와 이계진 후보의 여론조사에서 이광재 후보는 실제 득표율보다 최소 14.2%~최대 33.8%까지 낮게 발표됐다. 또 2011년 4월 27일 치러진 강원도지사 보궐선거 여론조사도 실제 득표율과 큰 차이를 나타냈다. 선거일을 1주일 앞두고 조사된 여론조사에서는 엄기영 후보가 최문순 후보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춘천권에서도 엄기영 후보가 최문순 후보에 5.6%를 앞서는 것으로 발표됐는데, 결과는 최문순 후보가 15% 이상 앞선 것으로 나와 20.6%의 오차를 드러냈다. 심지어 야당성향이 강한 프레시안이 더플랜과 공동으로 진행한 2011년 강원지사 보궐선거 여론조사에서도 ‘엄기영 49.3% vs 최문순 35.4%’로 조사돼 실제와 큰 차이를 보였다.

2012년 국회의원선거에서도 그 폭이 줄기는 했지만 이런 차이가 나타난다. 2012년 4·12총선 7일 전인 4월 5일 발표된 연합뉴스 여론조사에서는 새누리당 김진태 35.7% vs 민주당 안봉진 28.3%의 지지율을 각각 보여 7.4%의 지지율 차이가 나타났다. 그러나 결과는 김진태 49.3% vs 안봉진 44.8%로 4.5% 차이로 나타났다. 특히 이 선거에서는 출구조사조차 오류가 났는데, 안봉진 48.6% vs 김진태 46.9%의 출구조사결과가 뒤집혀져 여론조사가 얼마나 부정확한지를 보여줬다. 전문가들은 초기 여론조사에서 무응답층의 10~15%가 야당지지로 나타나는 이른바 숨은 표가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여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여론조사

가장 최근에 발표된 도내 모방송사 여론조사는 춘천시내 국번별, 0000-9999 무작위 생성번호 8만2천985개 중 2만4천856개를 사용해 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렇게 생성된 번호 중 응답이 가능한 번호가 몇 개나 되는지를 밝히지 않고 있는데,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에 등록된 조사결과를 분석해보면 실제 사용된 번호는 4만9천712개인데 이 중 1만2천130개가 팩스 등 비적격 번호라고 밝혀 비적격 번호의 비율이 24.4%에 이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춘천시의 가구 수가 11만 가구를 넘는 상황에서 특정계층의 여론밖에 담아내지 못하는 이런 방식의 여론조사로는 제대로 여론을 담아낼 수 없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복수의 예비후보자 캠프 관계자들은 선거운동을 하는 당사자들이 보는 체감지수와 여론조사에 나타나는 결과가 너무 다르다며 특정한 입김이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들은 또 부정확한 여론조사가 예비후보들의 선거운동을 어렵게 한다고 분개한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야당후보의 지지율이 실제와 큰 차이를 보인다는 사실이다.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여론조사 방식을 문제 삼고 있다. 현행 여론조사방식이 유선전화에 의존하다 보니 노인층과 보수층이 응답할 가능성이 높아 실제 여론과 많은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어떤 이유로든 선거에 영향을 미칠 만한 여론조사는 공정성과 정확성이 담보돼야 한다. 따라서 거의 전 국민이 휴대전화를 보유한 상황에서 집 전화에 의존하는 여론조사보다 휴대전화 여론조사 등 여론조사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총선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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