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산행을 하다보면 유독 눈길을 잡는 꽃이 있다. 다름 아닌 노루귀다.

이름부터가 앙증맞아 사람들의 귀를 솔깃하게 하지만 그 꽃의 색 또한 사람의 마음을 홀리기에 충분하다. 나무들이 잎을 달기 전 칙칙한 낙엽들 사이에 피어난 흰색, 청색, 분홍색의 꽃이 땅위에 박힌 별처럼 아름다워 산객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노루귀는 이른 봄부터 4월까지 피는데 잎보다 먼저 긴 꽃대 위에 한 개씩 붙는다. 꽃이 피고 나면 잎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그 모습이 마치 노루의 귀를 닮았다고 해서 그런 이름을 얻었다.
노루귀는 나무 밑에서 자라는데 노루귀가 잘 자라는 땅은 비옥하다. 산지나 들판의 경사진 양지에서 큰 나무들의 잎이 무성해지기 전에 먼저 꽃을 피운다. 큰 나무들 사이에서 살다 보니 나무가 성장하기 전에 먼저 서둘러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지혜를 갖고 있다. 꽃대에 솜털이 많아 사진가들의 작업 소재로 인기가 높다. 잎 몸의 길이는 5cm 정도며 잎자루는 약 25cm다.

봄에 어린잎을 나물로 먹으며 관상용으로 심기도 한다. 민간에서는 8∼9월에 포기째 채취해 두통과 장 질환에 약으로 쓰기도 한다.

김남덕 (강원사진연구소장)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