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안 부지조성공사 착공 난망

 레고랜드 사업이 끝도 없이 표류하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도 알 수 없는 형국이다. 지난 17일 도의회 본회의에서 곽영승 의원은 “레고랜드 기공식만 해놓고 2년 4개월 동안 아무 결과 없이 파열음만 내고 있다”고 지적한 후 “절대 믿지 않는다. 내년 말에 절대 완공되지 않는다. 지난해 말에도 똑같은 말을 했지 않느냐”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에 대해 최문순 지사는 “큰 틀에서 차질이 없으며, 내년 완공에 별 문제없다”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 지사의 확신에는 현실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우선 2014년부터 시작된 중도 유적문제는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결정이 미뤄지고 있다. 18일 문화재청 매장문화재분과위원회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가 문제의 핵심이지만,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올해 안에 레고랜드 본 시설 부지조성 공사의 착공은 확실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엘엘개발 고위관계자 역시 문화재청의 결정이 있기 전에는 착공이나 인허가 절차 진행 등 어떤 상황도 진척되지 않는다며 강원도의 계속되는 기한 약속에 우려를 표시했다.

매장문화재분과위원회는 2014년 발굴된 청동기 환호지역의 보존을 놓고 논의를 거듭하고 있으며, 이전하기로 한 36기의 고인돌에 대해서도 복원계획서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엘엘개발이 문화재청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강원도의 약속은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런 안일한 임기응변이 곽 의원의 지적처럼 2년 4개월간 아무것도 못하는 결과를 만들었고, 이제는 누구도 강원도의 주장을 믿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더해 매장문화재분과위원회에서 지난해 발견된 대규모 원삼국시대 환호에 대해 원형 보전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도개발사업이 더욱 어려운 지경에 놓이게 됐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엘엘개발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레고랜드 부지조성공사를 착공하기 위해서는 문화재청의 발굴준공이 난 후에도 5개월 정도의 인·허가 과정이 더 필요해 사실상 올해 안에 부지조성공사가 착공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최문순 지사는 지난 17일 도의회 답변에서 5월까지 모든 절차를 마치고 정상화하겠다고 답변해 향후 거짓말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아직 엘엘개발은 문화재청에 2014년 발굴지에 대한 부분준공신청서를 접수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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