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확장공사 이전(왼쪽)과 현재(오른쪽)의 춘천향교 모습 사진=김애경 기자



춘천향교가 몸살을 앓고 있다. 시청 임시청사 진입도로 확장공사 때문이다. 향교 담장이 헐리고 향교 앞쪽에 있던 지계사 호성비각과 건물 한 채가 사라졌다. 사라진 지계사 호성비는 1636년 병자호란 당시 향교의 위패를 대룡산 동굴에 피난시킨 지계사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1802년 부사 이정형이 세운 것이다.

춘천향교는 강원도 유형문화재 98호다. 조선 초기에 설립되었으나 정확한 연대는 알려져 있지 않다. 1520년에 부사 이만손이 다시 세웠다 하니 적어도 600년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임진왜란 당시 소실돼 1594년 부사 서인원이 다시 세웠고, 한국전쟁 때 크게 파손됐는데 1960년에 대성전을 복구하고 1962년에 담장을 보수했다.

비록 중수를 거듭했지만 향교 건물 자체는 400년이 넘었고, 지계사 호성비각도 200년을 넘은 건물이다. 향교 앞마당과 관리사, 지계사 호성비를 철거하지 않고 건너편 쪽으로 길을 확장 할 수는 없었을까? 오래된 것들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춘천시의 태도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오동철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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