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이 2주일 남짓 남았다. 25일의 후보등록 마감 결과 춘천지역에는 모두 4명의 후보가 등록했다. 1여 3야의 구도다. 어떤 정치적 상황에도 여당에 투표해주는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층’이 나라 전체를 대상으로 이야기할 때와 같이 최소한 30% 있다면 투표율을 70% 정도로 높게 잡아도 산술적으로는 야당 후보 누구도 이기기 힘든 구도다.

달리 말하면 강원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여러 가지 문제가 많아 낙천해주기를 요구한 김진태 현 국회의원이 당선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매우 높은 상황이다. 법안 발의나 상임위 출석률에서 도내 꼴찌, 본회의 출석률에서 도내 7위를 차지한 후보가 다시 국회로 진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말이다. 도를 넘은 막말로 국회 윤리위원회 제소를 4차례나 당했는가 하면 거짓 정보로 도내 전직 교원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시비에도 휘말리고 있는 후보가 다시 국회의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후보임에도 불구하고 지지투표를 하고 안 하고는 자유다. 아무도 말릴 수 없고 말려서도 안 된다. 그러나 기울어진 운동장의 고착화는 문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정당정치를 바탕으로 하는 대의민주주의 제도 아래서 집권여당이 어디냐에 따라 운동장이 조금씩 좌우로 기우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런 정도라면 고민할 필요가 없겠지만 대한민국의 정치 운동장은 기울어도 너무 기울어 문제다. 너무 오래 한쪽으로 기울어 있으면 부패하기 마련인데 너무 기운 운동장이면 문제가 심각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운동장의 심각한 기울기를 보여줄 지표로는 여러 가지가 많지만 현대사회에서 정치와 가장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언론매체의 기울기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같은 언론 관련 시민단체와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PD연합회’와 같은 언론인 단체, ‘한국언론정보학회’와 같은 언론학자들 단체 26개가 모여 올해 1월 14일 발족한 ‘2016총선보도감시연대’의 선거관련 모니터 보고서를 보면 언론매체의 심각한 여당편향성을 뚜렷이 확인할 수 있다. 방송사(지상파, 종편, 보도전문채널) 저녁종합뉴스와, 6개 일간신문, 연합뉴스의 보도와 함께 종편 4사와 YTN, 뉴스Y의 시사토크쇼를 대상으로 하여 객관적이고 정확하고 공정한지, 검증을 제대로 하는지를 모니터한 결과는 참담할 정도다.

우선 매체 수로만 보더라도 14개 매체 가운데 2개의 신문(경향, 한겨레)만 다른 목소리를 보이고 있어 크게 기울었다. 시간적으로는 더 기울었다. 종편채널의 시사토크쇼가 전일 방송체제 같은 느낌을 줄 정도로 오랜 시간 화면을 차지하고 있어 다른 매체의 보도량까지 합하면 비교자체가 의미 없을 정도다. 내용은 훨씬 더 심각하다. 편파성이 노골적이기까지 해서 민망할 정도다.

사례를 일일이 열거하기에는 지면이 모자라 최근에 나온 보고서의 몇 가지 제목만 나열해보면 이렇다. “종편의 ‘사설 청와대 대변인들’의 확신에 찬 편향 발언”, “문제 진행자 장성민 하차,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끝까지 <시사탱크> 엄중 심의해야”, “대통령의 거침없는 선거개입, 노무현·MB때도 그랬다는 동아”, “KBS 연일 ‘북풍’ 맹폭…또 북한 보도량 최다”.

이런 기울기를 그대로 유지해서 심지어 심각한 부패구조를 만들어내도 좋을지 한 번쯤 깊이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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