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원주시 귀래면 어느 깊은 산골짝, 우리 가족은 전기도 수도도 없는 오지에서 살고 있었다. 산속에서 스피츠 한 마리를 키웠는데 산골에 파묻혀 살아서 인지 습성이 완전한 변견으로 변해버렸다. 도심의 고급 쇠가죽 소파에 앉아 도도하게 굴 것 같은 외모를 해가지고는 대변을 누는 곳마다 따라와 넙죽 받아먹곤 했다. 나는 고작 일곱 살이었기에 재미도 있고, 특히 추운 겨울에는 시린 엉덩이를 뜨뜻하게 만들어 줬기 때문에 별로 싫지는 않았다.이후 읍내로 나와 생활하면서 또 다른 개를 키웠다. 흰색 잡종견이었다. 좀처럼 집 근처를 벗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