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어린 시절 상사병으로 죽는 친구를 보았다고 한다. 작은 시골 동네에서 보이는 사내가 별로 없었던 것이겠지. 열여덟의 여인은 사촌 오빠를 사랑하게 되었다. 뭘 어찌해 볼 수도 없이 상대를 향한 마음은 점점 깊어져만 가고, 여인은 타들어 가는 가슴을 결국 주체하지 못하고 몸져누워 버렸다. 물 한 모금 넘기지 못한 채 입술부터 손끝, 발끝이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었고, 그렇게 며칠이 지나니 친구였던 엄마도 알아보지 못했다고 한다. 여인의 상태가 거기에 이르자, 여인의 가족을 비롯한 마을 사람들 모두가 발을 동동 구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