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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남북 해빙기인 지금이 적기다

현충일을 기념해 한 고등학생이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청원 글을 올려 화제다. 지난 8일 기준으로 3천100명 정도가 청원에 동참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 학생은 몇 년 전 KBS ‘1박2일’의 ‘하얼빈 특집’을 보며 안 의사의 시신을 아직까지 못 찾았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느껴 청원 글을 올렸다고 한다.
 
 독립운동가의 성지라고 불리는 효창공원에는 독립운동가 7인이 안장돼 있는데, 유일하게 비어있는 것이 안 의사의 무덤이다.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고 1910년 뤼순 감옥에서 순국한 후 108년이 지났는데도 유해가 뤼순 감옥 공동묘지 터에서 발굴되지 못한 탓이다.
 
 왜 안 의사의 시신은 한 세기가 흐른 뒤에도 만리타국에서 아직 귀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일제강점기에는 법률상 시체와 유해의 교부와 관련해 사망자의 친척이나 친구가 요청하면 언제든지 교부할 수 있었다고 한다. 기록에 따르면 안 의사가 사망하고 두 동생이 관동도독부 감옥을 찾아가 시신을 돌려달라고 요청했다. 안 의사의 유언은 하얼빈 공원에 묻어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하얼빈 공원이 나중에 한국 독립운동의 성지가 될 것을 우려한 가와카미 총영사가 당시 감옥법을 위반하면서까지 시신을 내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안 의사의 시신은 어디에 묻힌 지도 모른 채 108년이 지났다.
 
 국가보훈처는 지난 2005년부터 유해 발굴작업을 추진해왔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안 의사 순국 100주년이던 2010년에는 ‘안중근 의사 유해발굴 추진단’을 구성했으나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대북관계 악화로 아무런 활동을 하지 못했다. 안 의사의 유해가 발굴되기 위해서는 중국과 북한의 협조가 필요한 탓이다.
 
 중국정부는 안 의사의 유해발굴 작업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나 안 의사의 고향이 북한 영토인 황해도임을 감안, 남북 공동발굴일 때 발굴허가를 해 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남북화해 무드가 가속되는 지금이 안 의사의 유해를 찾을 적기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은 “남북교류가 활성화되면 안 의사 유해발굴사업을 남북 중점 협력사업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보훈처는 안 의사가 순국한 중국 랴오닝성 다롄시 뤼순감옥 동쪽 언덕인 둥산포의 공동묘지에서 지표투과 레이더 검사작업 등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 2019년은 안 의사 탄생 140주년이자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하얼빈 의거 110주년이 되는 해다. 1년이 남은 이 시점, 온 사회가 ‘적폐청산’에 공감대를 형성한 형국이지만, 역사의 물줄기를 바로 세우는 것 또한 중요함을 부인하기 힘들다. 한 세기 넘게 만리타국에서 떠돌고 있는 우리 선각자의 유해를 찾아오는 일보다 더 급한 일이 또 어디 있으랴. 온 국민의 관심이 ‘잃어버린 역사’에 모아져 안 의사의 유해를 하루 빨리 되찾고, 효창공원에 모실 수 있기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 바라본다.

박지현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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