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길을 걷기를 좋아한다. 매일 아침 걷는다. 춘천에는 특히 호수를 끼고 걷는 길이 일품이다. 산길도 좋아하지만 십 리 밖까지 멀리 보이는 호수길은 마음을 고요하게 만들어 준다. 이러한 길을 걸으면서 나는 머릿속에 메타세쿼이아 펼쳐진 담양의 아스팔트 길보다 더 멋있는 그림을 그리면서 춘천 의암호 둘레길을 몇 년에 걸쳐 걷고 있다. 호수를 따라 설치된 데크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의암호 스카이워크를 만나고 그 앞으로 그림같이 펼쳐진 삼악산을 마주하게 된다. 잡념을 지울 수 있는 아주 귀중한 시간이다. 서양에서는 길이 ‘이동’을 뜻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