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이 일찍 시작된다. 밖이 훤해 눈을 떴는데 아직 5시 조금 넘은 시각이다. 미세먼지가 주춤한 요즘, 창을 열면 무성해진 나무를 배경으로 시원한 공기가 절로 기분을 맑게 한다. 근래 새로 생긴 습관이다. 눈을 뜨자마자 베란다 창을 열고 짧은 키의 상체를 밖으로 뻗어 아침 공기로 샤워를 한다. 오늘 아침에도 공기를 즐기다가 에어컨실외기에 연결된 배관이 눈에 들어왔다. 8년 전 이사 왔을 때 설치했을 실외기 배관을 감싼 비닐테이프의 윗부분이 사라지고 아래쪽만 남아있다. 아마도 직사광선과 바람에 삭아서 사라졌을 것이다. 그 가루들은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