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그가 떠났다.이십칠 년 전 오늘, 늦봄 문익환 목사가 세상을 떠났다. “나는 죽는다/ 나는 이 겨레의 허기진 역사에 묻혀야 한다/ 두 동강 난 이 땅에 묻히기 전에/ 아―/ 그 말만 생각하자/ 그 말만 믿자 그리고/ 동주와 같이 별을 노래하면서/ 죽음을 살자” (문익환, 전문). 그해 오늘, 동주의 다정한 벗 늦봄은, ‘죽음을 살아’내다 끝내 우리 곁을 떠났다.윤동주 시인이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바라며, “예수·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