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 선생의 조사(弔辭)를 쓰다조사를 부탁하는 기자의 청을 여러 번 고사했다. 결국은 써야 한다는, 쓰게 될 거라는 걸 알았지만, 그랬다. 그래야 할 것 같았다. 다시 전화가 왔을 때, 더는 거절할 수가 없었다. 벌써 오전이 다 간 뒤였다. 마감인 오후 4시가 거의 임박할 때까지 컴퓨터 빈 화면엔 까만 커서만 무심히 깜박거렸다. 그 장면을 첫 문장으로 시작했다. 그러자 자판을 두드리는 속도가 조금씩 빨라졌다.[弔 辭] 이외수 선생님의 영면에 부치는 글커서만이 깜박이는 컴퓨터 빈 화면을 오래, 바라봤습니다. 아직 아무것도 쓰지 않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