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보통 꿀벌은 꿀을 만들어주는 곤충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의 식탁에 올라오는 식물 중 상당수가 꿀벌에 의해서만 번식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 국제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농작물 중 71개가 꿀벌의 수정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환경오염과 기후변화로 꿀벌들의 개체수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최근 도시에서 사라져가는 꿀벌을 보호하기 위해 ‘도심 양봉’이 시행되고 있다. 도심에 양봉장을 만들어 곤충과 도시가 공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춘천에도 아직은 생소한 이 ‘도심 양봉’을 실시하고 있는 사회적기업이 있다. 바로 ‘비틀에코’다.

‘비틀에코’의 특허 제품 ‘블렌딩 캔들’(사진제공=비틀에코)

‘비틀에코’는 곤충 관련학을 전공한 젊은이들이 모여 창업한 사회적기업이다. 곤충과 인간의 조화를 통해 ‘자연과 인간의 연결’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도심 양봉사업’과 ‘교육’을 진행함으로써 춘천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도심 양봉을 통해 도심환경기능을 개선하고 교육을 통해 곤충에 대한 바른 이해를 돕는 것이다.

‘비틀에코’의 도심 양봉은 현재 강원대 자연과학대학 건물 옥상 등에서 시행되고 있다. 도심 양봉이 이뤄지는 옥상정원은 도심지역의 열섬효과를 줄일 수 있으며 미세먼지나 CO₂ 농도저하 같은 도심환경기능을 개선한다. 또한 이는 도심녹지화로 에너지 사용비용이 절감된다.

비틀에코 정하송 이사는 “도시 양봉사업은 줄어가는 꿀벌의 개체 수 회복을 통해 결과적으로 도시 환경 개선을 이끌 수 있다”며, “이는 결과적으로 사람들이 더 잘살 수 있는 환경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어린이를 대상으로 곤충에 대한 정기적인 교육을 실시해 어렸을 때부터 곤충에 대한 친근감을 높이고, 기업의 목표인 ‘자연과 인간의 연결’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틀에코’는 밀랍을 통한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밀랍은 벌집에서 얻을 수 있는 물질로 보통 약제나 화장품 양초의 원료 등으로 사용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경우에는 천연 밀랍으로 양초를 만들지 않고 파라핀이라고 하는 석유추출물을 재료로 사용한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재 시판되는 대부분의 양초는 파라핀으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파라핀으로 만들어진 양초는 사용할 때 연기가 나오는데 이때 밴젠 등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연기에 섞여 나온다.

최근 가습기 살균제 사태 등을 통해 제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비틀에코’는 파라핀 양초가 아닌 100% 천연 밀랍을 이용해 만든 각각 향이 다른 28가지의 향초를 판매하고 있다. 이 향초는 원하는 향으로 한 번에 여러 가지를 섞어 피울 수 있어 ‘블렌딩 향초’라 불린다. 한 가지 향초만을 피우는 기존 향초와 다른 ‘비틀에코’만의 독자적인 제품으로 상표특허도 받았다.

2011년 시작한 ‘비틀에코’는 만 6년이 된 사회적기업이다. 기업의 구성원이 모두 춘천의 생태계와 춘천시민의 올바른 가치관 형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연과 인간의 연결’이라는 공생의 길을 걸어가는 그들의 행보가 기대된다.

이상준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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