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클럽 박영태 사업단장

“일하러 나오는 게 재밌죠. 다 같이 나와서 일하고 대화도 많이 하니까 즐거워요.”

남춘천역 아래에 있는 ‘미니마켓’에서는 어르신들이 춘천에서 생산된 농산물과 생활품을 가져와 직접 판매한다. 이곳은 춘천시니어클럽에서 시장형 사업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춘천시 노인 일자리 확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박영태(73) 사업단장은 미니마켓 운영과 관리를 총괄하고 있다. “이 사업을 담당하는 시니어가 30명입니다. 그 사람들이 저를 사업단장으로 뽑아줘 단장을 맡게 됐죠.” 박 단장은 30년 동안 물류·유통업계에 몸 담았다. 정년퇴임 후 사회봉사를 하며 지내다 2007년부터 시니어클럽과 연을 맺었다. “평생 일을 하다가 하루아침에 안 하게 되니 어색하더라고요. 그래서 장애인 봉사활동처럼 남을 돕는 일을 시작했어요.”

‘미니마켓’은 2015년 4월 춘천중앙시장에서 시작됐다. 이후 춘천시와 철도청에 도움을 받아 이곳에 새롭게 자리 잡았다. “그땐 그 많은 물건들을 옮기고 팔기에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았어요. 그래서 규모를 좀 줄이고 운영에 힘쓰기 위해 이쪽으로 옮겼죠.”

일을 하다보면 힘들 법도 하지만 그는 즐거운 일이 더 많다고 한다. “집에 있으면 편하고 좋지만 심심하잖아요. 그러니 다들 일 나오는 걸 즐거워하죠. 일도 하루 3교대로 돌아가니까 업무 부담도 크지 않고요.”

한국은 이미 고령화 사회다. 춘천도 예외는 아니다. 그는 이 사업이 노인복지 확대의 돌파구가 되길 바란다. “시니어클럽에서 매년 10~15%씩 노인 일자리를 늘리고 있지만 아직 부족해요. 그래서 이 사업을 통해 얻은 수익이 노인복지에도 도움이 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는 일을 하면서 삶의 질을 더 높이고 싶다고 말한다. “삶의 후반에 와 있는 제가 돈을 더 벌길 바라겠어요? 그저 건강하고 좋은 사람들이랑 활기찬 일을 하고 싶어요. 말년에 주변 사람들이 다 떠나면 그것만큼 슬픈 일이 또 있겠어요?”

김재호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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