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하게만 느껴지던 바람결이 어느새 차갑게 와 닿는 이맘때면 따뜻한 국물을 찾아 이리저리 발걸음을 옮긴다. 그러나 내 맘에 딱 맞는 식당을 찾기가 그리 쉬운가?

마침 동부시장 지하에 식당이, 아니 맛집이 있다는 정보가 입수됐다. 여섯 개에 불과한 테이블, 손님들이 앉으면 서로의 등이 맞닿을 정도의 작은 공간이지만 옹기종기 모여 앉은 기분 탓일까? 서로 얼굴 표정을 보며 먹는 동태찌개 맛이 그야말로 ‘엄지 척!’

알곤이를 듬뿍 품고 보글보글 동태찌개 납시오.~ 테이블에서 한 번 더 끊인 다음 먹기 직전에 “사장님! 고춧가루 넣어주세요!~” 하니 맑은 국물 위로 고춧가루 투하. 시원하면서도 칼칼한 현대식당의 동태찌개. 안 먹어 봤으면 말을 하지 마시라. 동태지만 어획 후 배에서 바로 냉동시킨 선동 명태를 사용하기 때문에 생태라고 해도 믿을 만큼 생선살이 연하고 부드럽다.

곁들여 나오는 뽀글장에 쓱쓱 밥을 비벼 먹으면 어느 게 주 요리인지 헷갈린다. 주객전도란 이럴 때 쓰는 말? 올해 79세인 박귀덕 할머니가 직접 담근 장맛이 그 비결이렸다?

1988년에 개업한 이래 30년 가까이 한 자리에서 식당을 운영할 수 있는 밑거름이었을 터. 그 변함없는 맛이 오랜 시간 손님들의 발길을 끄는 건 아닐는지.

이제는 주방을 아들에게 맡기고 옆에서 든든한 조력자로 함께 하는 박귀덕 할머니. 오래오래 이 맛을 즐길 수 있게 해주세요.

현대식당
춘천시 운교동 183(동부시장상가 지하)
☎ 033-251-2939
영업시간 : 오전 11시 20분~오후 3시

김남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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