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은 우리에게 세상을 새로운 눈으로 보고,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한다 - 마셜 로젠버그

비폭력 대화를 처음 배웠을 때 나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자기 공감이라는 주제였다. 대부분 상대를 공감하라는 말은 많이 하는데 자기 자신을 공감해 주어라.

이런 공감이 있다니! 나에게 ‘이제는 더 이상 누군가를 붙들고 내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징징댈 필요가 없겠구나’라는 것을 깨달으며 인간관계에서 좀 더 자유로워짐을 느끼는 귀한 순간이었다.

몇 년 전에 직장과 가정에서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때였다. 친한 지인들을 붙들고 내가 무엇 때문에 힘들고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불쌍한 어조로 얘기를 많이 했었다. 지인들은 하루 이틀도 아니고 여러 날 반복되는 푸념에 지치는 것 같아보였다. 과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내 아픔이 너무 크다고 생각하며 그 행동을 이어갔다.

지인들이 내 얘기를 받아주지 않을까 불안해하며, 때로는 내 얘기를 성의 없이 들어준다고 판단하며 힘든 나날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또 다른 사건이 생겼는데 아무도 내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 없었다. 그때 차를 운전하며 나도 모르게 내게 말을 걸었다. ‘지금 이 상황이 많이 힘들지? 불안하고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고.’ ‘응. 많이 힘들고 초초해. 이일이 어떻게 처리될지 모르겠어.’ ‘ 그래 초조하고 불안할거야. 많이 힘들겠다.’ 내 자신이 나에게 말을 걸어 공감을 해주었다. 내가 너무 위급하다고 생각했는지 나 스스로가 나에게 말을 걸고 내 얘기를 들어주었다.

그때는 몰랐는데 비폭력대화를 배우면서 그것이 자기 공감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자기 공감을 알기 전에는 인간관계에서 좀 더 밀착되어 있으려 했던 것 같다. 이유는 내가 힘들 때 내 얘기를 들어줄 누군가 가 꼭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적절한 거리를 더 넘어섰던 것 같다. 나의 불안 때문에. 자기 공감을 알게 되면서 물론 친한 지인이 내 얘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줘 내 마음이 편안해질 수도 있지만, 내 스스로가 나에게 연민과 관심을 가지고 나를 공감해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좀 더 편안해 졌고, 인간관계에서도 상대에게 관대하고 더 수용적이 됐다. 자기 공감을 통해 얻게 되는 것은 나 자신의 행동에 대한 명료함, 나에 대한 깊은 연민과 사랑, 나 자신에게 힘 실어주기가 되면서 좀 더 평안하고 충만한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다음 시간에는 자기 공감하는 방법과 지나간 나의 실수에 대해 애도하고 치유하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추운 날 서로 공감해 주며 내면이 따뜻한 하루하루 보내길 바래본다.

이승옥 (비폭력대화 전문강사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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