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옥천동·중앙동·소낙동 통합으로 탄생
기와집골·캠프페이지 개발로 주민 기대 높아

봉의산은 진산(鎭山)으로 춘천의 상징이다. 봉의산을 기점으로 그 아래 도청, 그 밑으로 중심도로가 구성되고 이 도로를 따라 도열하듯 관공서가 자리 잡고 있다. 로터리를 지나 서민들의 생활경제 공간인 시장, 학교가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옥천동, 봉의동, 중앙로 1가와 소양로 일대에 관공서와 금융기관을 포함한 업무시설이 집중돼 있다. 1970년대 주변지역 화전민들이 이주하면서 팔호광장 부근이 개발돼 도시공간이 확장됐다.

1998년 10월 옥천동, 요선동, 봉의동, 중앙로1가를 관할했던 중앙동, 소양로2가를 관할했던 소양동, 그리고 소양로3가와 4가, 낙원동을 관할했던 소낙동 등 3개동이 소양동으로 통합됐다. 소양동은 도시가 팽창하기 전까지 춘천의 중심지였다. 예로부터 춘천의 부자들이 많이 살았던 기와집골이 그 반증이다. 기와집골에 살던 부자들은 앞뚜르의 농토에서 거두어들인 곡식과 샘밭 등지에서 거둔 곡식으로 더욱 부자가 됐다고 한다. 1백석 이상 추수를 하고 1백석 부자가 산다고 해서 기와집골은 백석골, 백석동이라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폐허가 돼 수복 이후 군인들만 거주하는 공간이었다. 이후 민간인이 하나둘 정착하면서 일명 하꼬방 도시가 형성됐다.

춘천의 중심에 위치한 캠프페이지는 개발제한, 소음, 교통불편 등 소양동 발전에 저해요인이었다. 캠프페이지는 한국전쟁 당시 춘천에 유도탄기지 사령부와 주한미군 군사고문단 등이 주둔하기 시작하면서 만들어진 미군기지로 1983년 5월 5일 중국 민항기가 이곳에 불시착한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2005년 대한민국에 반환돼 8년간의 정비를 거쳐 2013년 6월에 시민들 곁으로 돌아왔다. 캠프페이지는 ‘도시공간 재창출과 도시경쟁력 강화’를 추구하며 문화·예술·체육시설 등이 갖추진 복합여가공원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낙후된 소양동의 생활환경 변화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주요 기관으로는 도청, 시청, 한림대와 3개의 고등학교, 1개의 초등학교가 있다. 문화재로는 보물 제 77호인 칠층석탑과 조양루, 위봉문 등이 있다. 특히 칠층석탑은 지난해 9월 석탑 해체식을 갖고 이전작업에 들어갔다. 이전에도 옮겨진 경험이 있는 역마살 낀 탑이기도 하다. 위봉문은 조선시대 춘천부사 엄황이 지었던 문소각의 내부 출입문으로 1916년 화재가 일어나 위봉문과 조양루만 남고 모두 불탔다. 1955년 도청 뒤편으로 옮겨졌다가 1972년 지금의 자리로 옮겨졌다.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1호다. 이밖에 근대 건축유산으로 1955년 한국은행 춘천지점으로 건립된 이후 1986년 이후 춘천농협으로 사용되고 있는 농협 소양로지점, 1957년 건립된 도청 본관이 있다. 옥천동의 옛 춘천문화원은 독일의 표현주의적 건축성향을 볼 수 있는 매우 우수한 건축물로 1964년 건립됐다. 이밖에도 소양로성당 등이 눈여겨볼 만한 건축물이다.

소양동은 도심공동화 현상과 낙후된 시설 등으로 지속적으로 인구가 줄다가 2007년 한신휴플러스, 2014년 e편한세상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지금은 4천779세대 1만1천127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특히 기와집골은 한때 드라마 겨울연가 속에 등장하는 ‘준상이집’으로 크게 주목받아 관광객들의 명소로 잘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 ‘준상이집’ 효과를 지역발전과 연계시키지는 못했다.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은 기와집골의 개발을 아쉬워하며 ‘문화공간 100’, ‘마임축제 창제작 프로젝트 <멈춰진 시간>’의 공연장소로 활용한 바 있다.

기와집골의 재개발은 유독 우여곡절이 많다. 1999년 자연재해위험지구로 지정돼 소양로 언덕과 그 아래 마을을 중심으로 재건축조합이 결성됐으나 구역이 좁아 유예됐고, 2002년 기와집골까지 포함한 조합이 다시 설립됐다. 그동안 조합설립 변경 등으로 지지부진했지만 2011년 소양재정비지구로 결정된 이후 2015년부터 사업이 본격화됐다.

“재개발의 마지막 단계인 관리처분계획 즉 분양계획만 남아있어 내년 착공이 가능하다”고 민경성 재건축조합장은 단언했다. 하지만 보상절차 등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아 내년 봄 착공은 불투명해 보인다.

이상건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은 “몇 년 사이 인구가 두 배 이상 늘었지만 원주민과 전입 주민간의 동화가 덜 돼 있어 아직까지는 활력이 덜하다”라고 전했다. 다만 소양동민이라는 일체감이 생기면 활력 있는 지역으로 거듭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또, “캠프페이지 개발계획이 변수이기는 하지만, 소양로 관통도로가 확보되고 석탑 이전 후 공원화가 완료되면 상권도 활성화되고 유동인구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 자신했다.

소양동주민자치센터는 주민들의 건강과 복지를 위해 요가교실, 댄스스포츠, 노래교실, 웃음치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고 있다.

김정운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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