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현대차 정몽구재단의 교육포럼에 다녀왔다. 주제는 ‘핵심 인성역량, 어떻게 기를 것인가’였다. 우리가 늘 강조하는 ‘인성’이라는 것을 어떻게 가늠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발길을 재촉하게 했던 자리였다.

‘강원도 체인지 메이커 성과공유회’에 참여한 청소년들.

더구나 2014년 12월, 199명의 국회의원이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세계 최초의 ‘인성교육진흥법’이 2015년 7월부터 시행되었음에도 정작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올바른 인성’의 정체는 모호하기 짝이 없는 듯한 현실을 투영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문제제기가 자연스레 생긴 찰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교육현장에서 ‘인성교육’이 어려운 과제가 되는 것은 두 말 할 나위가 없다. 서울대 인성교육연구센터의 인성교육모델 소개와 다양한 관점에서 ‘인성’에 대해 고민해 온 전문가들의 목소리들을 통합적으로 버무려보면, ‘인성’은 핵심 역량으로 만들어질 수 있으며, 특정 나이에 국한되지도 않고, 삶의 과정에서 꾸준한 연습이 필요한 것이라는 점이다. 인성교육이 시대정신이라는 표현에 공감이 많이 가는 대목이다.

또한 각 분야에서 귀결시키는 핵심이 모두 ‘소통과 관계’, ‘자기존중과 타인존중’, ‘협동과 배려’, ‘더불어 사는 공동체 가치 확산’이라는 공통적 키워드였음을 확인하면서 지난 12월 17일에 있었던 ‘강원도 체인지 메이커 성과공유회’ 현장이 다시 되살아났다. 9월부터 교사연수를 시작으로 초·중·고·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캠프와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불과 2~3개월의 시간에 걸친 실험적(?) 시도였음에도 그 결과는 충분히 고무적이었기 때문이다.

학교와 일상에서 느꼈던 개인의 불편들이 ‘우리의 문제’라는 공감을 끌어내고, 스스로 주체가 돼 실천할 수 있는 해결방안들을 다양하게 만들어 실행에 옮겼던 학생들. 기대 이상의 문제 해결 성과를 만들어낸 팀들도 있었지만, 더욱 마음을 요동치게 했던 것은 바로 ‘모두의 변화’였다. 초등생부터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자기 존중감의 성장으로 인해 목소리가, 표정이, 에너지가 달라졌음을 함께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점, 스스로가 변화를 만들어 내는 가능성의 씨앗이라는 것을 눈치챘다는 점, 심지어 이들의 변화를 간절히 응원했던 어른들의 머릿속에 자리했던 물음표가 가슴속 느낌표로 바뀌었다는 점이 이들의 공통적인 변화였다.

이제부터는 ‘사람’으로 다가가는 좀 더 편안한 이야기로 함께 나눠보자. ‘사람이 중심이고, 사람을 위한, 그런 사람들의 움직임’에 대한 이야기 말이다. 내가 ‘사람’으로 존중받고, 존중할 수 있는 삶이 우리의 공통된 희망사항이 아닐까. 인성교육도, 사회변화도 그 중심은 ‘사람’임을 우린 이미 모두 알고 있다. 그렇게 함께 희망하며 변화를 만들어가는 그런 살아가는 방식이 ‘사회적경제’라 하면 어떤가? 그래도 낯설고 어려운 것일까?

김윤정 (협동조합 교육과나눔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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