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역과 옛 버스터미널 등 춘천의 관문 역할
캠프페이지 공원화, 도시재생사업 등 변화 ‘기지개’

시원한 물줄기가 흐르는 강과 호수, 춘천의 진산 봉의산 아래에 펼쳐진 근화동. 풍부한 수자원과 옛 선인들의 자취를 느낄 수 있는 유적이 있는 곳. 근화동이 캠프페이지 환원, 경춘선 개통, 소양강스카워워크 개장 등을 계기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춘천역 전경

행정동으로서 근화동은 소양로1가, 근화동, 중도동으로 이뤄져 있다. 근화동은 본래 춘천 읍내 앞 들에 있어 ‘앞두루’, ‘전평(前坪)’이라 불렸지만, 1940년대 들어 왜식 명칭을 우리식으로 고치며 지금의 이름을 가지게 됐다. 무궁화 ‘근(槿)’ 꽃 ‘화(花)’. 무궁화나무가 많이 자랐던 옛 모습을 기억하고 앞으로도 많이 피어나라는 소망이 담겨있다. 일제강점기 때만 해도 지금 춘천역 자리에 무궁화나무가 많았지만, 벌레가 많이 꼬이고 또 철도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대대적으로 제거됐다. 그러나 근화초등학교 인근엔 아직도 그대로 남아있어 무궁화 개화 시기인 7월부터 만개한 꽃을 즐길 수 있다.

근화동은 지난해 11월 사라진 신동 102보충대의 옛 자리이기도 했다. 춘천 102보충대는 입영 장정의 관리와 호승을 담당했던 신병 입영부대로, 1951년 제주도 모슬포에서 제1훈련소로 창설됐다가 1953년 근화동으로 옮겨진 후 1987년에 신동으로 이전했다.

옛 캠프페이지 부지

근화동은 예나 지금이나 춘천의 관문 역할을 한다. 경춘선의 시·종착역인 춘천역은 2010년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과 함께 2012년부터 ITX-청춘 운행을 개시했다. 덕분에 서울과 경기권으로 접근성이 좋아 평일에는 수도권에 직장을 가진 시민들이 출퇴근을, 주말이나 휴일에는 춘천의 정취를 느끼려는 관광객들로 붐빈다. 또한 지금은 온의동으로 옮겨갔지만 1975년 근화동 267번지에 처음 건립된 시외버스터미널은 약 30년 동안 전국각지로 시민들을 운송하며 관문역할을 톡톡히 했다.

시에서는 10여년 전부터 도시개발 또는 도시재생이라는 이름으로 끊임없이 근화동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터미널 이전 이후 상권이 위축된 이 지역은 현재 엘타워 오피스텔과 라마다 호텔, 강변센트럴파크 등 주거 및 숙박공간 형성을 위한 건축이 한창 진행 중이다. 또 지난해 10월부터 춘천역 지하차도 공사를 시작해 중앙로 로터리부터 근화동 호반순환도로 구간을 연결하고 있다.

임금석 춘천시의원은 “근화동 발전을 위해 그동안 많은 분들이 노력했다”며 “구도심으로서의 모습을 유지해 무조건 개발보다는 옛 모습을 유지, 복원, 재생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구상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호반의 도시인 춘천이지만 도심에서 즐기는 수자원을 이용한 오락, 휴가시설이 부족하므로 이제부터라도 우리 시민들은 물론 춘천을 방문하는 관광객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시설을 건설하는 방안도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

춘천역 바로 앞에 위치한 약 20만 평의 주한미군의 주둔지였던 캠프페이지는 2013년 6월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며 계절 꽃으로 단장하는 한편, 닭갈비·막국수 축제 등 굵직한 대형축제를 개최하는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한국전쟁 중인 50년대에 들어선 캠프페이지는 도심 한가운데에 위치해 춘천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요소로 지적받았다. 그러나 2005년 폐쇄되고 시민들에게 전면 개방되면서 체육시설과 편의시설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격납고로 사용된 곳은 장애인 전용 체육관과 꿈자람 어린이 공원 등 휴게시설로 사용 중이다. 복합 시민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공원형 생태습지도 조성될 예정이다. 근화동은 정부가 추진하는 도시재생사업 공모에 선정돼 도시재생사업이 진행 중에 있다.

근화동은 변화의 상징이지만 옛 선인들의 지혜가 가득한 곳이다. 특히 중도는 국내 최대 선사시대 유적지로 널리 알려졌다. 근래에는 삼국시대 무덤과 금귀고리도 발견돼 우리나라 역사의 보고로 기록되고 있다. 그러나 레고랜드 건설사업과 맞물려 유적보존과 테마파크 존치 여부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문세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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