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등 ‘삼각관광벨트’ 야심찬 추진
“비용 때문에 교통인프라 확보는 손 못써”
제2국도 건설은 기재부 등 부정적 입장에 ‘난관’

춘천시가 관광객 1천만명 시대를 맞아 ‘삼각관광벨트’ 등 굵직한 관광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작 늘어날 관광객 규모에 걸맞은 교통 인프라 확충에는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는 국제적 수준의 가족 체류형 관광기반 구축을 목표로 2~3년 내에 레고랜드, 삼악산로프웨이(삼각관광벨트), 헬로키티 아일랜드 등의 대규모 관광단지를 조성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매년 수백만명의 관광객 추가유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특히 레고랜드가 예정대로 추진된다면 연간 200만 명의 관광객을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수백만명의 관광객 증가를 기대한다면서도 이에 따라 늘어날 교통량에 대비하는 교통정책은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

현재 서울 등의 수도권에서 춘천시까지 이어지는 도로는 서울-춘천간 고속도로와 46번 경춘국도가 유일하다. 서울-춘천 고속도로는 개통 후 누적 통행차량이 2억대를 넘어섰을 뿐만 아니라 연평균 통행 증가량이 전국 평균 4.8%보다 많은 5.4%로 교통체증은 갈수록 심해질 전망이다. 게다가 오는 6월에는 동홍천-양양 고속도로가 개통될 예정이라 이와 연결된 서울-춘천 간 고속도로는 수도권에서 동해안을 찾는 관광객들로 더욱 붐빌 전망이다.

경춘국도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경춘국도의 가평읍-춘천 신동면 의암리 구간을 통행한 차량은 일평균 1만7천164대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주말의 통행량 증가폭이 평일보다 월등히 크고, 승용차 수가 증가한 것으로 보아 춘천시로 유입하는 관광객 증가가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해마다 1천2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춘천시를 찾고 있으며, 그 중 외국인 관광객은 150만명에 육박한다.

게다가 시에서 준비 중인 다양한 관광사업들로 인해 춘천을 찾는 관광객 수는 물론 차량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 예상된다. 춘천시는 레고랜드를 포함한 삼각관광벨트 추진을 시작으로 토이 스튜디오와 헬로키티 아일랜드를 중심으로 하는 어린이 체험시설 구축, 김유정문학마을 조성 및 남이섬 재정비 등의 사업을 통해 수도권 배후 관광도시로 확실하게 자리매김 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2~3년 내에 춘천을 국내 최대 호수권 명품관광지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견고히 해줄 교통 인프라 확충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대표적으로 연간 200만명의 관광객 유치를 기대하고 있는 레고랜드의 경우 춘천 도심지에서 레고랜드까지 이어지는 진입교량이 하나뿐이다. 도심지부터 진입교량까지는 왕복 4차선의 중앙로-옛 캠프페이지-춘천역-호반순환로를 관통하는 지하도로가 이어줄 예정인데, 교통량이 가장 많은 춘천시내 중심가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이 도로 일대는 레고랜드 완공 후 극심한 교통체증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주말이나 연휴에 서울과 화천 방면에서 오는 레고랜드 진입차량과 다시 서울 방향으로 나가려는 차량들로 인해 호반순환로의 교통혼잡 역시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춘천역 반대편인 서면에서부터 레고랜드까지 이어주는 제2 진입교량 건설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시 내부에서도 고개를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춘천시내 중심가로부터 제1 진입교량을 통해 레고랜드로 진입한 차량들이 서면 쪽으로 이어지는 제2 진입교량을 통해 빠져나갈 수 있도록 새로운 노선을 만든다는 것인데, 예산 등의 문제로 구체적인 사업계획은 아직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교량 건설시기는 레고랜드 완공 후 관광객의 주말 평균 유입량 등에 따라 그 필요성이 확실해졌을 때 정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극심한 정체현상을 체험한 뒤에야 길을 넓히겠다는 ‘뒷북정책’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시는 교통혼잡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제2 경춘국도 건설에 대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화도읍 금남 IC에서부터 춘천 서면 당림리(강촌교)까지 자동차 전용 왕복 4차선(40km) 도로를 짓는다는 것이다. 현재 기본조사 타당성 평가를 국토교통부에 건의했으며 원주국토관리청에서 타당성 용역을 검토 중이다. 4월 말까지는 조사를 마무리 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역시 8천억원으로 예상되는 높은 건설비용과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정부의 지적으로 인해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등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인 셈이다.

시 도로과 이성재 과장은 “교통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관광사업 단지가 예정대로 완공됐을 때 교통혼잡으로 인해 관광사업 활성화 자체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은 인식하고 있다”며 “문제발생 전에 관련 기반을 확충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비용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들 때문에 완공계획에 맞춰 시행하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통 기반시설 구축은 당연히 관광단지 완공 전에 대비해야 하는 사항”이라며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사전조사를 실시하고 있고, 정부 측에 국도 신설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은주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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