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여행은 울란바타르에서 시작해 울란바타르에서 끝난다.

지금까지 우리는 몽골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과거 사회주의 국가였던 나라, 한반도보다 8배나 큰 나라, 바다가 없는 나라, 땅은 넓은데 인구가 적은 나라, 온통 사막과 적갈색으로 표기된 불모의 땅, 동아시아 국가 중 중국과 일본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 우리 민족과 비슷한 사람들이 사는 나라 정도가 아닐까?

2002년에 몽골을 처음 갔으니 벌써 15년이 되었다. 처음에는 바이칼을 보겠다는 일념으로 몽골을 지나게 되었는데 여러 차례 여행을 통해 모르던 것들을 알게 되었다. 우리와 문화적, 유전적으로 가장 비슷한 사람들의 생활모습을 직접 체험하고 싶었던 욕심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농경민과 유목민의 문화적 차이와 기후조건에 따른 생태적 차이 등 많은 것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몽골(Mongolia)은 원래 작은 부족명이었으나 칭기즈칸이 통일함으로써 민족명으로 변화되고, 결국 국가명칭이 되었다. 몽고(蒙古)라는 명칭은 중화사상을 가진 중국인들이 주변 민족을 비하하기 위해 쓴 말이다. 지금껏 교과서에 실린 대로 몽고라고 알고 있었으니 무지의 소산이다.

현지에 가서 배운 것이 하나 더 있다. 몽골은 소련 다음으로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한 나라고, 소련 다음으로 사회주의를 버린 나라라는 것이다. 당시 사회주의 국가에 육류를 지원한 나라이기도 하다.

몽골의 수도는 울란바타르다. ‘붉은 영웅’이라는 뜻으로, 옛날 세계 대제국을 건설했던 칭기즈칸의 자손이라는 민족적 자긍심이 대단한 사람들이 새로운 영웅의 출현을 염원하기 위해 붙인 이름이었다.

7월, 해발 1천400m에 위치한 울란바타르는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햇빛은 강열했다. 하지만 습기가 없어 더위를 느끼지 못했다. 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나라에서 습기가 없다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다.

울란바타르 시내를 관통하는 토올강은 동쪽에서 시작해 서북쪽으로 흐르며 여러 지류를 모아 어르헝강에 합류해 셀렝게강으로 흘러들어간다. 셀렝게강은 다시 러시아의 울란우데를 거쳐 동쪽 바이칼 호수로 들어갔다가 400년 후 북극 바다로 흘러간다. 폭이 작고 수량도 적은 토올강 주변에는 나무가 많이 우거져 있고 풀의 색깔도 제법 푸르렀다. 강변에는 소와 말들이 한가하게 풀을 뜯고 있었다. 구릉이라는 말밖에 달리 표현할 수 없는 산의 남쪽은 나무가 없는 회갈색의 민둥산이고, 그 반대인 북쪽은 나무가 있어 푸른색을 띄었다. 처음 보는 신기한 모습에 그만 넋을 잃고 말았다.

울란바타르의 볼거리로는 자이승 기념관, 이태준 기념관, 역사박물관, 복드항 겨울궁전, 간단 히드(사원), 초이진 람 히드를 들 수 있다.
역사박물관에서는 열여덟 살 처녀의 정강이뼈로 만든 악기를 볼 수 있다. 죽으면 그만이라는 현실을 중시하는 유목문화 특유의 생각일 것이다. 여러 민족의 의복, 장신구, 생활도구도 볼 수 있고, 다른 나라에서 보내온 선물도 전시돼 있다.

복드항은 티벳불교를 받아들인 이후 종교와 정치를 관장했던 지도자를 말한다. 복드항 겨울궁전은 여름 피서지에서 돌아와 업무를 보던 곳이다. 복드항은 사회주의 정권 탄생으로 인해 8대로 끝났다.

간단 히드와 초이진 람 히드를 통해 티벳불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몽골제국의 물류센터였던 하르허린에 최초의 티벳불교 사원인 에르덴 죠 히드가 칭기즈칸의 29대손인 브타이칸에 의해 1596년 세워진 이래 각지에 티벳불교 사원이 건립됐다.

시간의 여유가 있으면 울란바타르에서 동쪽으로 75km에 위치한 몽골 최초의 국립공원 테를지에 갈 수 있다. 울란바타르에서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는 테를지는 톨강이 흐르고, 아기자기한 기암괴석으로 경치가 빼어난 곳이다. 등산, 트레킹, 야생화 관찰, 말타기 등을 할 수 있다.

 

김경진 (춘천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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