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했던 춘천 ‘스마트토이 도시 조성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강원정보문화진흥원 내 창작개발센터 입주기업인 ‘프론트유’가 지난달 미래창조과학부가 주관하는 지역소프트웨어융합제품 상용화 지원사업에 선정된 것이 그 계기다. ‘프론트유’는 다음달부터 독거노인의 생활관리와 정서케어를 수행하는 노인돌봄서비스를 위해 상호작용형 스마트 토이 개발에 착수해 연내 완료할 예정이라고 한다. 춘천시도 이에 발맞추어 오는 9월 장난감도서관을 개관한다고 한다. 지난해 로봇체험관을 토이로봇관으로 확장한 사업을 더 확대하는 내용이다.

춘천시민이면 다 아는 내용이지만 춘천은 수도권 주민의 상수원 보호라는 한계에 막혀 산업단지 조성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수질오염이 염려되는 기업은 일단 배제해야 한다. 이른바 ‘스마트산업’이라 하는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을 특성화하는 일은 춘천시의 숙명이 돼버렸다. 이런 의미에서 춘천시가 강원정보문화진흥원, ‘프론트유’와 힘을 합쳐 ‘스마트토이 도시로의 비약’을 계획한 일은 칭찬해 마땅하다.

그러나 일이 진행되어가는 모양새를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다. 춘천의 지속가능한 발전이 구축되는 구조적 설계라기보다는 개개 사업 지원정책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이번 ‘스마트토이 도시’ 조성사업이 춘천지역 산업구조 전반의 일대 혁신을 가져오는 보다 넓은 안목의 지역혁신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보다는 관광사업 확대라는 부문 활성화 사업이란 인상을 강하게 풍긴다.

춘천지역 정치권에서 선정해 전달한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시절 공약부터 정확히는 ‘레고랜드와 연계한 스마트토이 도시조성’이다. 레고랜드와 연계한다고 해서 이른바 ‘스마트사업’이라고 하는 ICT사업이 갑자기 관광사업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춘천시나 강원정보문화진흥원 관계자의 설명을 듣다 보면 이번 ‘프론트유’의 상호작용형 스마트토이 개발사업이 춘천시의 체질을 바꾸는 대대적인 지역혁신으로 이어질까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시는 강원정보문화진흥원에서 만든 애니메이션 ‘구름빵’ 등의 캐릭터를 ICT와 접목해 완구를 만들어 낼 계획이라 밝히고 있다. 이렇게 제작된 완구를 서면의 토이로봇관에 배치해 관광상품으로 판매하면서 박사마을 어린이글램핑장 등을 활용한 ‘의암호 키즈 관광벨트’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보문화진흥원도 기업지원 외의 다른 명쾌한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래서는 안 된다. 춘천시가 내건 구호대로 ‘스마트토이 도시’가 만들어지려면 관광산업만 협력하고 지원하는 수준이 아니라 대학이 함께 해야 제대로 지속가능한 새 도시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춘천지역에는 5개의 대학이 존재하고 있다. 이들 대학 가운데 강원대, 한림대, 한림성심대는 중앙정부가 지역 산학을 지원하기 마련된 재정지원 사업(LINC)과 그 후속사업인 ‘사회맞춤형 산학협력선도대학(LINC+)’에 선정돼 산학협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있다. 여기에 있는 정부지원금과 열정을 끌어들여 미국 노스캐롤라이너주의 연구삼각단지(Research Triangle Park)나 캘리포니아주의 실리콘밸리와 같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해나간다면 도시가 완전히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 춘천시가 보다 넓고 긴 안목을 가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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