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함’이란 뜻을 가진 몽골은 원래 하나의 작은 부족 명칭이었으나, 칭기즈칸이 여러 부족을 통일하면서 민족명이 되고 국가이름으로까지 되었다. 몽고라는 명칭은 중화사상을 가진 중국인들이 주변 민족을 비하시키기 위해 쓴 말이므로 몽골(Mongolia)로 불러야 옳다.

차강 소우라가의 봉우리들

중앙아시아 동부에 위치한 내륙국가로 동으로는 만주의 대흥안령산맥, 서로는 중국의 신강위구르 자치구, 남으로는 중화인민공화국과 중국의 네이멍구 자치구, 북으로는 러시아와 러시아의 토바공화국, 부리야트 공화국과 접경을 이룬다.

몽골은 남부는 사막지역, 중부는 초원지역, 북부는 삼림지역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이 지역에 사는 몽골인들은 지역적 특성에 맞추어 수천 년 동안 유목생활을 하면서 살아왔다. 300만 몽골 인구보다도 20배나 많은 양, 염소, 소, 말, 낙타를 기르며 생활하고 있다. “타브태 머릴르노!” “말을 타고 오셨습니까”라는 말인데, 유목민의 발이기도 한 말을 활용해 인사하는 독특한 면을 살펴볼 수 있다.

머린호르(馬頭琴)에 얽힌 전설이 있다. 동부에 노래를 잘 부르는 남질이 살고 있었는데, 그는 천마를 타고 서부에 사는 공주와 데이트를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이간질을 잘하는 여자가 말의 날개를 잘라버려 말이 죽었다. 애마가 죽은 것을 보고 너무 슬퍼한 나머지 남질은 말머리 모양의 악기를 만들었다. 머린호르는 사람뿐 아니라 산과 물, 식물과 동물 모두를 소생시켜주고 병고(病苦)를 없애준다고 한다. 머린호르 소리가 너무 애절해 어미 잃은 어린 낙타에게 다른 어미 낙타의 젖을 물리기 전에 이 소리를 들려주면 어미 낙타가 눈물을 흘리며 어린 낙타를 받아들인다고 한다.

유목생활은 풀을 찾아 가축을 이동시키기 때문에 계절별로 이동하는 지역이 다르다. 5~6월 봄에는 하와르자, 7~8월 여름에는 조슬랑, 9~10월 가을에는 나마르자, 11~4월까지 겨울에는 어월저로 매년 이동하는 곳이 비슷하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 갔던 사람들은 경험을 토대로 짐작해 찾아온다.

유목민이나 가축이나 살아남기 가장 힘든 계절은 겨울이다. 몽골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부자도 조드(재앙) 한 차례면 족하고, 영웅도 화살 하나면 족하다.” 허브와 야생부추 향기가 진동하는 초원에 겨울이 깊어지면 조드가 엄습한다. 날씨가 추워져 눈이 내려 얼면 수백만 마리의 가축이 굶어죽는다. 대재앙이 주기적으로 일어난다. 따라서 몽골인들은 현실적이고 수평적인 사고를 하며 새로운 대상과 새로운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적응력도 빠르다. ‘고비’라는 말은 몽골어로 식물이 자라기 어렵고 자갈이 많은 건조지대를 의미한다. 결코 황량한 불모의 땅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자갈이 많고 연간 강수량이 50mm 미만에 불과하지만 지하수는 풍부하다. 국토의 21%를 차지하는 고비사막은 몽골 동남부에 있다. 도르너고비, 돈도고비, 오믄고비와 고비 구역의 고비 알타이, 바양 홍고르가 있다. 행정구역으로는 5개의 아이막(도)이 있다. 이 중에서 돈도고비에는 박 가지링 촐로, 이흐 가지링 촐로, 차강 소우라가, 엉기 히드가 있다.

몽골의 사막은 다른 나라의 사막과 달리 모래색이 다갈색으로 이루어진 대지다. 고비사막에 있는 거반사이칸 국립공원은 울란바타르에서 남서쪽으로 680km 떨어져 있다. 초원과 나무와 바위와 모래로 이루어져 색다르고 신비롭다.

울란바타르에서 고비사막으로 가면서 만나는 첫 여행지는 박(작다) 가지링 촐로(250km)와 이흐(크다) 가지링 촐로(330km)다. 두 곳 중 하나를 선택해 보고 그곳에서 1박을 하면 된다. 박 가지링 촐로는 큰 바위 군락지가 하나뿐인데 이흐 가지링 촐로는 바위 군락지가 수백 개나 된다. 만약 고비사막을 여행하려는 분들이 있다면 이흐 가지링 촐로를 추천하고 싶다. 돈도고브가 배출한 몽골 가수 너러브 반자드를 위한 노래탑과 야외 음악당도 볼 수 있다.

돈도고브의 도청 소재지인 만달고브에는 머린호르 전설과 관련된 조형물이 있다. 최근에 울란바타르에서 차강 소우라가까지 460km에 이르는 도로가 포장됐다(40km는 비포장). 차강 소우라가는 ‘흰 탑’이라는 뜻으로 고생대 바다였던 곳인데 융기하면서 형성된 지형이다. 그 후 침식과 풍화작용에 의해 지금처럼 여러 형상의 봉우리를 형성하고 있다. ‘몽골의 그랜드캐넌’, ‘몽골의 토림’이라 불리는 곳으로 멀리서 보면 흰 탑이 서있는 것처럼 보인다. 흙의 색깔이 주황빛을 띠어 장관을 이룬다. 트레킹을 할 수 있으며, 지평선의 일몰이 장관이다.

 

김경진 춘천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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