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명의 춘천의정모니터단, 지난 12~20일 행정사무감사 전 과정 모니터

국회에서 1년에 한 번 ‘국정감사’를 한다. 지방의회도 1년에 한 번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한다. 행정사무감사는 춘천시 행정 전반에 대해 점검하고 문제가 있다면 시정조치를 할 수 있는 의회의 중요한 역할이다.

춘천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 소속 ‘춘천의정모니터단’은 지난달 12일부터 20일까지 시의회에서 진행된 2017년 행정사무감사 전 과정을 모니터했다. 모니터에는 모두 17명의 모니터단원이 참여했다. 시민단체 활동가와 회원, 의정활동에 관심을 갖고 참여한 시민들이 함께 했다. 시민이 직접 의회에서 지적되는 행정의 문제를 확인하고, 시민이 선출한 의원들이 의정활동을 제대로 하는지 살펴보기 위해서 모니터를 진행했다.

사전교육을 통해 집중적으로 모니터해야 할 내용을 공유했고, 행정사무감사 이후에는 참가자들이 모여 평가회의를 진행했다. 평가회의를 통해 감사 때 적절하게 지적된 내용과 잘못된 질의를 정리하고, 각자 체크한 출석표를 취합했다. 이런 활동을 바탕으로 모니터 활동을 정리하는 결과보고서를 발표했다.

1주일간 행정사무감사 모니터를 진행하며 시정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행정국에서는 보조금 사업 평가 시 천편일률적으로 만점을 주는 잘못된 관행이 지적됐고, 수의계약을 통해 특정업체를 밀어주는 것 아닌지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경제관광국에서는 2014년 이후 한 번도 진행되지 않은 유통업발전상생협의체의 문제, 기본적인 현황조차 파악되지 못한 채 매년 관행적으로 예산만 지원되는 전통시장의 문제, 춘천시 관광정책의 문제점이 지적됐다.

건설국에서는 춘천시 인구정책과 주택정책의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과 시립도서관 신설 공사 설계변경으로 예산이 낭비된 사례가 지적됐다. 도시계획위원회 운영의 문제점과 캠프페이지 부지 활용방안은 시민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복지환경국에서는 폐비닐 자원화 방안과 춘천 택시에 설치된 방범용 경광등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 취약계층 지원사업 사업비가 제대로 편성되지 않아 사업이 축소되고 있는 문제가 지적됐다. 농업기술센터에서는 농기계 임대·수리 사업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있었고, 주민 소득증대로 이어지지 못하는 농촌마을개발사업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의원들의 감사 태도와 문제 발언도 여러 건 지적됐다. 손우철 의원의 경우, 퇴계동 학교신설을 언급하며 삼천동과 온의동에 학교가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는데, 삼천동 지역은 손우철 의원이 개발사업에 관여하고 있는 지역이라 지나친 이권개입 발언이라는 지적이 있었고, 반장 충원률이 가장 낮은 약사명동장을 불러내 업무소홀 문제를 지적하며 공개적으로 망신을 줘 빈축을 사기도 했다. 유호순 의원은 올해 교육경비 심의에서 탈락한 학교에서 개별적으로 부탁을 해왔다는 발언과 함께 교육경비 심의할 때 관심 있게 봐달라는 부당한 청탁을 했다. 또한 본인이 동창회장을 맡고 있는 모교에 대해 민원성 사업을 요구하기도 했다. 차성호 의원은 질의의 대부분이 성의 없는 나열식 질의였다. 단순히 사실만 확인하는 질의가 반복됐고 질의를 왜 하는지 의도를 전혀 알 수 없었다. 한 예로 본인의 질의 시간 동안 7개의 질의를 쏟아냈고, 질문하고 답변 듣는 단순한 행위를 반복했다. 장미화 의원은 지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가 한창일 때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진행된 ‘순실뎐’에 대한 대관을 문제제기하며, 대통령과 지역 국회의원을 비하하는 내용의 전시가 어떻게 가능했는지 질타했다. 문화예술인의 활동에 대한 통제와 공공문화시설 대관을 금지하도록 압박하는 위험하고 부적절한 발언이었다.

이번 감사에서도 출석 문제가 많이 지적됐다. 전체적으로 의원들이 너무 자주 자리를 이탈하거나 회의 시작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상습적으로 지각하는 의원도 있었다. 늦게 들어오거나 자리를 비웠다가 들어오는 의원들의 경우 중복질의를 하는 경우가 많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적만 있고 대안제시는 부족한 수박 겉핥기식 감사, 지나친 이권개입성 발언과 단순 민원제기를 위한 감사, 시 집행부의 부실한 자료제출과 성의 없는 답변, 의정활동의 기본인 출석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불성실한 모습…. 모니터에 참여한 시민들이 지적한 내용이다. 내년 감사에서는 이런 모습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대로 된 정책감사가 이루어지길 바란다. 올해 감사에서 지적된 여러 가지 시정의 문제들이 잘 개선되는지 일상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의원과 시민에게 주어진 숙제일 것이다.

※ 감사보고서는 춘천시민연대 홈페이지(www.jinbochunchon.org)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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