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객들 모두 돌아간 쓸쓸한 동해에 가야겠다. 작은 어촌의 방파제 끝에 앉아 욕심이란 욕심 모두 꺼내 해풍에 날려 보내고 아주 가벼워져서 돌아와야겠다.

얼마나 더 오래 살아야 챙기지 않고 꺼내 놓게 되는 걸까? 쉽지 않은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이를 먹을수록 오히려 탐욕도 더해지지 않는가? 오죽하면 노욕(老慾)이란 말이 생겼겠는가?

나이를 생각해보니 이제 늙을 일만 남았다. 부디 우리 모두 생의 끝이 방파제 끝처럼 환해지기를….

정현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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