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시아의 춘천 詩 미훈(微醺)에 들다
일인출판으로 시작한 시인의 첫 출판물

춘천만의 이야기, 춘천만의 풍경을 엮은 시집이 발간됐다. 수년 동안 시인이 답사하고 찾아다닌 춘천의 풍경과 춘천의 이야기를 시로 옮긴 특별한 시집이다. 이번 춘천시집을 펴낸 시인은 ‘2010년 김유정 기억하기 전국공모전’에서 시 부문 대상을 차지하고, 2014년 《시와표현》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했다. 금 시인이《시와표현》에 발표한 시는 심우도(尋牛圖)에 들다 외 4편이다. 2015년에는 첫 시집 《툭,의 녹취록》을 출간한바 있다.

그동안 금 시인은 사회 이슈와 지역 문화에 대한 깊은 통찰을 보여주는 시를 써온바 있다. 구제역 파동이 났을 때는 〈순장자들의 눈을 보았는가〉를 발표했고, 레고랜드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중도 선사유적을 모티브로 〈고도(古島)깨어나다〉를 발표했다. 지역문화재를 답사하며 모았던 한천자 묘의 전설을 모티브로 〈품안의 천자〉라는 시를 발표하기도 했다. 강원도 출생이 아닌 금시인은 30년전 강원도로 이사한 후 19년전 춘천으로 옮겨 왔다. 그 20여년동안 춘천곳곳을 살피며 남겨놓았던 사진과 지역의 이야기를 이번 시집에 담아냈다.

시인의 이번 시집은 그가 만든 일인출판사〈책&시아〉를 통해 출판한 첫 결과물이다. 일일이 사진을 편집하고 글을 다듬으며 탄생시킨 옥동자와 다름없다.《미훈(微醺)에 들다》는 시인이 그동안 써 두었던 춘천의 시 34편과 직접 찍은 사진 80여장을 모아 칼라사진 시집으로 엮었다. 시집의 제목으로 정한《미훈(微醺)에 들다》에 대해 “중국의 수필문학가 임어당이 즐겨 쓰던 말로 약간 취가 오른 기분 좋은 상태를 차용했다”며 춘천의 곳곳에 취한 기분 좋은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고 이야기 한다. 이 뿐 아니라 시인은 시와 사진으로 단순히 춘천을 설명하고 보여주는게 아닌 시어(詩語)와 이미지로 춘천 곳곳에 숨어 있는 내력들의 아름다움과 슬픔, 혹은 그 아픔을 표현하려 했다고 말한다.

34편의 시들은 〈안개는 사람을 닮았다. 〈곰실공소〉, 〈오항리〉, 〈동백꽃〉, 〈배후령의 배후〉, 〈고도(古島)깨어나다〉, 〈외바퀴 수레싸움〉, 〈구곡폭포〉 등 제목만 봐도 춘천 詩 라는걸 알 수 있는 시들이다. 금 시인은 이번 출판에 대해“20여년전 춘천에 들어온 이후 자신에게 춘천은 로망이다”며“시를 통해 지역을 알리고 싶은 마음, 자신이 좋았던 감정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시를 쓰게 됐고, 그게 모여 출판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오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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