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의동 바른치킨

동네마다 골목마다 즐비한 치킨집. 어딜 가나 반경 1km 인근에 아마도 열 개 정도는 있을 듯하다. 그래도 저마다 자주 가는 단골집은 정해져 있을 터다. 내 단골 치킨집은 ‘바른치킨’이다. 온의동 롯데캐슬 아파트 상가에 있다. 단골이었던 친한 선배의 호프집이 문을 닫은 이후 마땅한 단골집을 정하지 못해 이곳저곳을 배회하던 중 찾아내 적잖이 흡족하게 여기는 곳이다. 깔끔한 분위기와 친절한 응대, 그리고 상호에서 느껴지는 바른 먹거리에 대한 안심 때문이다.

왜 ‘바른치킨’일까? 늘 어스름해야 찾는 곳이지만 단골집 취재를 위해 평소와 다르게 낮에 들렀다. 매장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아 둘러보니 “지금 깨끗한 식용유로 요리 중입니다”라는 안내문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현미유 한 통으로 58마리만 튀겨낸다는 것인데, 그렇게 깨끗한 기름을 사용하는 원칙 때문일까? 이곳의 치킨은 깔끔한 맛을 자랑한다. 겉은 바삭하고 한 입 물면 입안에서 고소한 육즙이 터진다.

‘바른치킨’의 메뉴는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대형새우가 들어간 매콤한 ‘대새치킨’과 시원한 아이스크림에 신선한 야채를 비벼먹는 ‘아이스케키 사라다’는 늦은 저녁 출출한 나의 퇴근길을 자주 유혹하는 단골메뉴들이다.

‘바른치킨’을 운영하는 유용진(37)·김란(35) 부부는 아직 자녀가 없다. 부부는 치킨집을 열고 싶어 ‘투잡’으로 일을 배우던 중, 요즘은 소비자들이 뭘 하나 먹더라도 믿을 수 있는 먹거리를 찾는다는 것에 착안했다. 모든 재료를 국내산으로 사용하고, 깨끗하게 조리해서 믿음으로 서비스한다는 정신이 맘에 들어 이 가게를 선택하고 지난해 초부터 자영업의 세계로 뛰어들었다.

30대 중반이라 아직 젊다고는 하나 연중무휴로 일을 하다보면 몸이 견디기 힘든 법이다. 그러나 부부가 함께 일을 하니 서로에게 많은 위로와 의지가 된다. 몸은 고단하지만 고객들이 주문한 음식을 한 조각도 남기지 않고 다 비우면 정말로 가게를 연 보람을 느낀다며 활짝 웃는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던 중 손님들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했다. 여주인은 벌떡 일어나 경쾌하게 “어서오세요!”를 외치며 인사를 하고, 남주인은 주방으로 들어가 튀김기의 스위치를 올리며 요리준비를 한다. ‘바른치킨’의 바쁜 주말 하루가 시작되는 순간이다.

이강희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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