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립교향악단 이종진 지휘자



올해로 4번째 연속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를 준비하고 있는 춘천시립교향악단. 그들을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이끌고 있는 지휘자 이종진(52).

2013년 객원지휘로 춘천시향과 첫 인연을 맺은 지휘자 이종진은 2015년 춘천시향의 상임지휘자로 춘천에서 음악생활을 시작했다. 풍부한 음악성과 깊이 있는 해석, 수려한 외모는 물론 2014년 KBS에서 방영된 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원작 노다메 칸타빌레)’의 음악감독으로 수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이종진의 춘천행은 당시에도 음악인들 사이에서 큰 이슈였다.

“객원으로 처음 춘천에 왔을 때 느낌이 참 좋았다. 단원들의 열정도 엄청났고 인간적으로도 친근하게 대해주는 단원들이 참 좋았다. 음악적인 부분에서도 열심히 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아 있었다. 이곳으로 와서 이 사람들과 함께 음악을 하며 춘천에서 음악적 르네상스를 이루고 싶었다.”

창단한 지 33년이 된 춘천시향은 그동안 3명의 지휘자를 배출했다. 전 단원의 상임화로 어느 정도 기본 틀은 갖췄지만, 클래식음악의 기본을 좀 더 강화해 내실을 다지고 싶었다는 그다. 지난해와 올해 2년 동안 베토벤과 브람스라는 거대한 주제를 놓고 차근차근 교향곡의 기본기를 다져가는 중이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9개의 베토벤 교향곡과 4개의 브람스 시리즈는 올해 안에 모두 선보일 예정이다.

오케스트라의 기본인 앙상블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오케스트라는 앙상블의 확장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또, 여느 오케스트라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바로크 공연도 선보였다.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전곡과 비발디 4개의 전곡을 지휘 없이 무대에 올려 탄탄한 기량의 앙상블을 선사했다. 매년 2회 주말공연으로 펼쳐지는 브런치콘서트에서는 ‘작가의 표상’을 주제로 모차르트와 헨델에 집중했다. 아카데믹한 레퍼토리로 단원들은 한 단계 수준을 높였고, 그를 통해 관객들도 기본적인 클래식 음악의 레퍼토리를 섭렵하는 과정을 함께 했다.

바이올린을 전공했지만, 비올라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지휘자 이종진. 자신을 드러내고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는 바이올린보다는 다른 악기를 지원하고 음악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 본인의 성격에는 더 잘 맞았다. 초등학생 때부터 즐겨 듣던 음악도 바이올린이 아닌 오케스트라였다. 베토벤 교향곡 5번과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 스메타나의 몰다우 등은 어린 이종진에게 큰 영향을 줬던 음악이다.

“나의 음악으로 내 주위의 사람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나를 통해 음악을 전달받고 행복했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 나는 지휘자 이종진보다는 착한 음악가가 되고 싶다.”

착한 음악인 이종진이 지휘하는 춘천시향의 다음 공연이 기대된다.

김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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