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동 카페 클잎JUNG

요즘 나는 춘천문화예술회관 언덕 위에 있는 ‘카페 클잎JUNG’을 즐겨 찾는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내게 최적의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카페 1층은 안락하면서도 분위기 좋다. 뿐만 아니라 2층에는 1월부터 12월까지 유명작가의 생일별로 작가방이 있다.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는 독립된 7개의 작가방들이 마련되어 있어 더없이 좋다.

커피뿐만 아니라 각종 음료들도 수준 이상의 맛과 품질을 보여준다. 카페 클잎JUNG의 주인인 정클잎 씨는 시인이다. 카페의 상호는 필명을 그대로 사용했다. 입구에 크게 걸려있는 자작시 ‘초승달’은 1999년 산사에 잠시 머물고 있을 당시 절대자에게 닿지 못한 마음을 표현했던 시로 《좋은 생각》 10주년 공모작품에 당선되었던 시다.

오늘 밤
깊어가는 어둠 속으로
내내 당신이
내 마음에 걸려있습니다

내 마음에 당신이
차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당신을 대하는 내가
내 마음에 차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클잎 시인이 시에 입문한 지는 20년 가까이 되었다. 2010년 ‘시현실’로 등단해 현재 강원민예총 및 춘천민예총 문학협회 사무국 일을 맡고 있으며, ‘강원여성문학인회’ 회원이자 ‘시문’, ‘삼악시’, ‘빛글문학’, ‘시를 뿌리다’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다른 카페와는 달리 카페 클잎JUNG에서는 ‘예술을 마시는 날’ 타이틀로 한 달에 한 번 음악회, 시 낭송, 인문학 강의, ‘맛있는 클래식 음악해설’, ‘알아두면 좋은 기본 세법’ 등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클래식 기타리스트 신시현의 ‘감성 프로젝트’팀이 공연을 했고, 오는 21일 토요일 오후 7시 30분에는 ‘맛있는 클래식 음악해설’ 공연을 열 예정이다. 이처럼 카페 클잎JUNG에서는 차를 마시는 만남의 장소이기도 하고, 책을 읽으면서 쉴 수 있는 휴게공간이다. 카페 주인인 정클잎 씨는 예술인들에게 작은 문화공간을 제공해 재능기부를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이웃들의 건조한 감성을 촉촉하게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한다. 문화예술은 큰 무대에서만이 아니라 작은 공간에서 함께 누릴 수 있는 것이 돼야 한다며 시인은 밝게 웃었다.

카페 클잎JUNG
명주길 5번길 44
242-1600

박백광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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