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쿼리, 지분 추가 매입에 ‘적자논란’ 의혹
263억원 추가 투자로 전체 지분 20% 돌파

외국계 투자사인 맥쿼리 인프라가 지난달 29일 서울-춘천고속도로에 263억원을 투입해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면서 서울-춘천고속도로 통행료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민자고속도로라는 이유로 비싼 통행료를 징수하면서도 적자라는 핑계를 대왔던 서울-춘천고속도로에 맥쿼리 인프라가 추가로 자본을 투입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구심을 낳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적자 고속도로 지분을 추가로 매입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서울-춘천고속도로 측은 그동안 지분구조를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지만 맥쿼리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된 맥쿼리 인프라의 지분은 15% 수준이었다. 이번에 263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면서 맥쿼리 인프라의 투자금액은 1천360억원으로 늘어나고, 지분도 23%대로 높아졌다. 이 중 874억원은 후순위 투자약정이 된 것이라 앞으로 지분은 41%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서울-춘천고속도로 주식회사가 공개한 자본금은 3천238억원이다. 맥쿼리 인프라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맥쿼리가 서울-춘천고속도로에서 받는 수익은 추정통행료 수입의 70% 수준이다. 이번에 맥쿼리 인프라가 매입한 지분은 “고속도로 건설 당시 참여했던 건설사가 보유한 지분을 매각한 것”이라는 게 서울-춘천고속도로 관계자의 말이다. 이에 앞서 강원도(5%)와 춘천시(5%)가 보유한 지분을 매각해 통행료 인하를 꾀한다는 방침이 있었지만, 아직 도와 시의 지분이 매각되지 않았다는 게 고속도로 관계자의 말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맥쿼리 인프라는 이번 지분매입을 통해 수익확대를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춘천시민들은 서울-춘천고속도로가 국가재정 투입 고속도로에 비해 통행료가 1.8배나 높은 데도 주말이면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도로정체에 강한 불만을 제기해왔다. 지난 4월 12일 국토교통부가 서울-춘천고속도로 요금을 최대 16.2% 인하한다고 발표했지만 국가재정 고속도로에 비해 150%나 비싸 생색내기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춘천사람들》 제122호 참조).
당시 강원도는 요금인하에 대해 “도가 가진 지분을 처분하여 서울~춘천고속도로 주식회사가 빌린 돈을 갚아 이자 비용을 낮추는 방식의 자금 재 조달에 동참해 요금을 인하했다”고 밝혔지만, 아직도 도의 지분이 매각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예상된다. 강원도와 춘천시가 춘천시민의 편에서 요금인하에 나서지 않고 업체의 입장을 두둔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동안 시민단체들은 “서울-춘천고속도로의 통행료 산출근거인 공사비가 부풀려지고 원가 계산에 문제가 있다”며 자료공개를 요구했지만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공사비의 근거인 하도급 내역서에 대해 경실련이 대법원까지 가는 끈질긴 법적소송을 통해 내역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공개된 하도급 내역서에 따르면 고속도로 하도급 원가는 업체측이 밝힌 금액의 59.5%에 지나지 않아 업체가 공사비를 부풀렸다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춘천경실련 등 지역 시민단체들은 서울-춘천고속도로 이용요금을 재정 고속도로 수준인 3천원대로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서울-춘천 전 구간 요금을 6천800원에서 5천700원으로 내리는 데 그쳐 시민들의 반발을 샀다. 이런 와중에 맥쿼리 인프라가 추가로 지분을 매입해 지분참여를 확대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그간 줄기차게 적자 고속도로라고 주장해온 것이 거짓말이 아니냐는 의혹을 살 것으로 보인다.

 

오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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