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공예가 정란수 씨

춘천명동 브라운5번가 뒷골목, 전면을 옅은 색 원목으로 인테리어한 액세서리 상점이 눈에 띈다. 가끔 이곳을 지날 때 안이 잘 보이지 않아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던 이 가게가 오늘의 주인공, 정란수 씨의 금속공예방 ‘Ring’이다.

공방 ‘Ring’에서 우정반지 제작과 관련해 고객과 상담 중인 정란수(사진 안쪽) 씨.

그녀는 춘천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금속공예를 배우기 위한 대학 진학이, 그리고 졸업 후 관련업체에 입사하여 시제품을 만들던 기간이 서울 생활로 이어졌다. 하지만 본인만의 가게를 열고 싶은 마음에 그는 고향으로 돌아와 강원대학교 후문에 액세서리점을 열었다. 그때부터 그녀의 실력을 인정해주던 단골들이 8년 전 명동으로 옮겨온 ‘Ring’에서도 이어지는 걸 보면서 금속공예에 대한 자신의 열정이 제대로 보답을 받는 것 같아 뿌듯했다.

“외벽 인테리어를 보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모두 의아해 하긴 해요. 작은 창으로 등을 구부리고 ‘뭐하는 곳인가’하고 들여다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옥외광고협의회주체 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어요. 만들어 놓고 보니 디자인도 그렇지만 전면이 유리가 아니라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듯하다는 장점도 있어요.”

손재주 많은 그녀는 가게의 모든 인테리어를 본인이 기획했다고 한다. 직접 디자인한 대형스툴 소파, 아이와 함께 온 고객을 위한 기찻길 장난감 등은 감각적인 인테리어 효과로 한몫한다. 액세서리 진열대너머 안쪽으로 낮은 스탠드 조명이 홀로 온갖 도구가 즐비한 작업대를 비추고 있다.

메탈, 은, 금 등으로 직접 디자인하거나 만든 상품을 구입하러 오는 마니아층도 있고 사연 있는 물건에 새 생명을 불어 넣으러 오는 사람도 꽤 많다.

“아버지 유품인 은수저의 리폼 의뢰가 들어와 손잡이 부분을 3등분 하여 옆에 고리를 만들고 실로 매듭을 지어 세 개의 팔찌를 만들었어요. 삼형제는 그렇게 아버지의 유품을 나누어 손목에 걸었죠. 또 엄마의 유품을 지니고 싶은 딸은 반지를 녹여 다시 만들어 달라했지만 그대신 일부를 그대로 떼어 목걸이에 달았어요. 의뢰자는 생각지 못한 방법이라며 아주 만족 해 했어요.”

그녀는 직접 디자인한 새 작품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스토리가 있는 물건을 리폼하는 작업을 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공방에는 사회적기업지원센타와 연계되어 배우러 오는 학생들도 있다. 시원한 성격만큼이나 모던한 디자인에 편리한 착용감까지 갖춘 정란수 씨의 작품이 이 여름과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유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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