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예산 들여 70개 설치…“너무 임시방편”
“폭염·미세먼지 대응 위해 나무 심어야”

갑작스런 폭우가 내린 지난달 28일 밤. 온의동 풍물시장 근처 횡단보도에 서 있던 한 시민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파라솔 형태의 그늘막을 올려다본다. 춘천시를 상징하는 심볼이 그려진 부분이 볼썽사납게 찢어져 있다.

지난 6월부터 1억원의 예산으로 70여 개가 설치·운영된 폭염대비 그늘막은 오는 9월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폭염을 대비하기 위해 설치된 인공 조형물인 만큼, 시에서는 강풍 예보가 없으면 비가 오는 날에도 펼쳐진 채로 유지, 관리하고 있다.

지난 28일 저녁 온의동 풍물시장에서 금호3차 쪽 횡단보도에 설치된 파라솔 형태의 그늘막 쉼터가 흉하게 찢어진 채 방치되어 있다.

안전총괄담당관 추지영 주무관은 “현재 그늘막은 유지, 개폐, 순찰 및 점검은 각 읍면동에서 하고 있고, 보수만 안전총괄담당에서 맡고 있다. 해당 그늘막의 파손은 알고 있다. 이 그늘막은 폭우에 의한 훼손이 아니고 인근 공사차량에 의한 훼손이다. 곧 해당 동에서 안내문을 부착하고 보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공 그늘막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너무 임시방편적인 정책이라는 것이다. 매년 심해지는 폭염과 미세먼지 등에 대응하기 위한 항구적인 방법으로 나무를 식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추지영 주무관은 “나무를 식재하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경관과에서 모든 곳에 식재하는 데 한계가 있다. 올여름 폭염이 너무 심해서 임시방편으로 인공 그늘막을 설치했다. 나무를 심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경관과에서 나무를 식재하겠다고 하면, 그 장소의 그늘막을 다른 필요한 곳으로 옮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숲과문화연구회’ 회장 박봉우 강원대 명예교수는 “코너 부분은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할 수 있어 가로수를 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늘막의 설치 위치가 일반 가로수의 위치보다 훨씬 안쪽에 있다. 앞으로 가로수 설치 정책을 개선할 때 전문가가 참여하여, 가로수의 위치와 수종을 결정하고 운전자의 시야 확보는 물론 충분한 그늘이 확보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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