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은홍 소프라노
민은홍 소프라노

시인과 작곡가에게 새로운 곡을 받아 음반을 내고 공연과 강연, 심사의 자리에 서는 소프라노 민은홍 씨. 지금의 자리에 서기까지 그는 쉽지만은 않은 길을 걸어왔다. 누구에게나, 어떤 일이거나 마찬가지겠지만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변화를 이겨내기 위해 힘든 노력을 해왔음을 그는 이야기한다.

그의 음악인생은 어릴 적 힘들게 피아노를 배우며 시작됐다. 이태리 유학시절 갑자기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귀국을 생각해야 할 정도의 시련이 왔을 때의 일은 아직도 생생하다. 433년 된 학교의 전통, 벨칸토 창법의 스승, 레베카 베르그(Rebecca Berg)교수의 가르침으로 회복의 길을 찾을 수 있었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성대의 구조와 발성의 가장 기본적인 내용을 배우면서 1년 동안 치료회복 과정을 거쳐 한결 더 좋은 목소리로 거듭날 수 있었다. 이렇게 이겨내고 노력한 결과 ‘힘들어도 노력의 결실을 보라’고 가르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됐다.

“성악가로서 무대에서 공연하고 관객과 하나 되어 소통하는 감동이 가장 큰 기쁨입니다. 또 가르친 제자들이 대학입시 관문을 잘 통과했을 때도 보람 있고요. 무대에 임할 땐 무엇보다 항상 최선을 다해 최고의 무대를 꾸미기 위해 노력하려 해요. 언제, 어디서 하는 무대라도 매순간 처음이자 마지막인 것처럼 보람되고 의미 있게 만들어 가야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강연과 심사에 임하는 자세도 그의 성격만큼이나 확실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 공명정대함을 근간으로 단순한 평가를 넘어 더욱 차원 높은 배움의 장을 경험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심사에 임하고 있다.

강원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전임강사로 ‘민은홍 성악반’을 운영하고 있는데 어르신들이 배우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기쁨이 두 배가 된다고 한다. 성악의 매력에 빠져 늦게라도 배우겠다는 열성으로 수업에 임하는 어르신 학생들을 보면서 더 많은 것을 느끼기도 한다. 제자를 가르치는 것은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테크닉 뿐만 아니라 희로애락을 공유하고 이해하고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 노력하는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오늘도 민은홍 성악가는 하루의 시간이 모자란 듯 빠듯한 생활을 보내면서도 지친기색 없이 밝은 에너지를 전파하고 있다.

유은숙 기자

키워드
#성악가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