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에도 멈출 수 없던 버섯 사랑, ‘잎새버섯’ 대중화에 온 힘 다할 것

지역 내 향토기업을 소개하여 춘천의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을 도모하고자 마련한 지면입니다.
지역 내 향토기업을 소개하여 춘천의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을 도모하고자 마련한 지면입니다.

칠전동 조달청 부근, 인적이 드믄 외길을 따라 2Km쯤 더 들어가다 보면 군부대에 가로막힌 막다른 길이 있다. 그 앞 비닐하우스에서 소양강버섯 영농조합법인 대표(원신숙)가 손을 흔들며 반겨준다.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들려주는 버섯 사랑 이야기는 3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대째 이어지는 ‘소양강버섯 영농조합법인’은 원 대표의 시아버지가 1982년 설립한 ‘발산농장’에서부터 출발한다. 

당시 담배농사가 주종이었으나 농가소득에 큰 도움이 못되었다. 거기에다 농한기는 농가에 커다란 위기일 수밖에 없었다. 이를 극복하고자 1983년에 ‘남산작목반’을 구성하여 농한기 소득사업으로 느타리버섯을 재배하였다. 판로확보의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버섯을 강촌다리에 쏟아버리는 쓰라린 경험을 하게 되었지만 여기서 포기하지 않았다. 기술 개발과 작목반 교육을 통해 판로를 확보하는데 주력했다. 그 결과 다음해에 도내 56개 단위조합 중 3위의 매출을 올리는 쾌거를 이뤘다. 느타리버섯의 성공적인 농사에 힘입은 바다.

봉지배지에서 자라고 있는 잎새버섯. 맛과 향이 압도적이고 무를 씹는 것과 같은 식감이 일품이다.
봉지배지에서 자라고 있는 잎새버섯. 맛과 향이 압도적이고 무를 씹는 것과 같은 식감이 일품이다.

시아버지의 버섯에 대한 열정은 끝이 없었다. 자신의 농가에서 거둔 성공을 춘천과 강원도에 전파하기 시작했다. 1985년에는 말굽형 영지버섯을 국내최초로 생산하였고, 천마 인공재배에 성공하며, 상황버섯과 천마 재배 기술에 대한 특허도 보유한 경험을 나누었다. 1988년 농협중앙회 ‘새농민협동조직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는 이런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급기야 강원지역에 확산된 버섯재배기술은 1990년대에 이르러서 강원도가 전국 느타리버섯 시장점유율의 72%에 달할 정도에 이르게 되었다. 하지만 타 시도의 자동화시스템에 밀려 시장점유율이 떨어지는 또 한 번의 위기를 맞보게 되었다.

막을 내릴 것만 같았던 ‘발산농장’에 생기를 불어 넣어 준건 농대 대학원 학력의 원 대표였다. 시아버지의 버섯에 대한 열정과 비전을 높이 사 경영을 이어받으면서 2013년에 ‘소양강버섯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였다. 초기에 강원도 농업기술원과 함께 잎새버섯 시범재배에 참여하였지만 설계미숙으로 재배에 실패해 13억이라는 큰 손실을 입게 되었다. 그렇지만 우연히 일본에서 접한 잎새버섯의 매력에 빠진 원 대표는 포기할 수 없었다. 시설을 보완하여 2014년에 잎새버섯 봉지재배에 성공하였다. 

“인공재배 기술을 보유하고 생산을 하면서 동시에 판로개척에 많은 노력을 했다. 값비싼 수업료를 이미 지불한 탓에 서울의 마트를 돌며 시식행사를 하면서 잎새버섯을 알리는데 사활을 걸었다. 다행히 시장에서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찾는 사람이 늘어 물량을 맞추는 일이 쉽지 않을 정도였다.” 참여농가의 부족이 아쉬웠단다.

소양강버섯 영농조합법인 원신숙 대표
소양강버섯 영농조합법인 원신숙 대표

시아버지의 열정을 꼭 닮은 원 대표의 활동범위는 자신의 농가에만 한정되지 않았다. 희망농가에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함께 성장하는 것을 우선으로 여기며 잎새버섯의 생산 확대와 대중화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원주택사업자와 협력하여 ‘수익형 전원주택 사업’도 하고 있다. 귀농희망자가 안정적으로 귀농에 정착할 수 있도록 주택지하에 버섯재배시설을 제공하고 생산된 버섯의 유통을 책임지고 있다. 

“‘잎새버섯’하면 춘천을 떠올릴 수 있을 만큼 정착시키는데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또한 시아버지가 일궈 놓은 느타리버섯도 시장점유율 30%를 되찾아 오는 게 목표다. 춘천에서 나고 자란 향토기업인 만큼 버섯으로 고향을 알리고 고향에 기여하는, 춘천이 자랑스러워 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향토기업을 알아봐주고 관심 가져 주는 게 큰 힘이 된다. 시민들의 응원으로 향토기업을 지켜내 주길 바란다”며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잎새버섯은 다른 버섯과 달리 아삭거리는 식감이 좋아서 생으로 먹을 수 있고 맛과 향이 뛰어나다. 다양한 요리에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다른 버섯에는 없는 베타글로간1, 6을 함유하고 있으며 이는 T세포, B세포, NK세포를 동시에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1998년 공식적으로 FDA항암보조제로 승인을 받으면서 더욱 효능을 알렸다.

잎새버섯은 4월부터 정식출하가 시작된다. 하나로마트 전점, 롯데마트, 이마트에서 만날 수 있다.

강원도 춘천시 신동면 칠전동길 12-67

☎033-264-2999, 010-9158-7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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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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