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춘자(강원도육아종합지원센터장)
홍춘자(강원도육아종합지원센터장)

 최근 상류층의 명문대 입시 경쟁을 그린 드라마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대한민국 상위 0.1%가 사는 부자동네 가정에서 자녀들의 교육문제를 다룬 드라마 ‘SKY 캐슬’이다. TV드라마를 즐겨 보지 않던 내가 금요일 밤을 기다릴 정도였으니 높은 시청률이 이해되기도 한다. 

이 드라마는 정보력과 경제력으로 무장한 부모가 함께 뛰어야 하고, 부모의 사회적 지위를 대물림하는 지역, 빈부, 부모학력에 따라 대입 당락이 결정 되는 우리 입시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명문대 입학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은 드라마 속의 부모뿐만 아니라 학생들을 지도하고 교육하는 교육기관에서도 일어난다. 2017년 A여고에서 학생부 성적 조작 사건이 한 예다. A여고는 입학 성적이 우수한 학생 10명을 선발했다. 그리고 그 학생들을 지도할 교사를 지정하고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소위 ‘명문’ 대학교에 합격시키기 위해 1학년 때부터 고3이 될 때까지 성적과 학생부를 관리하도록 했다. 심지어 학교 측의 관리에는 교육행정정보 시스템에 접근해 학생부 기록을 수정하는 것도 포함돼 있어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지도하는 데 공정해야할 교사가 타 교과의 세부 사항까지 맘대로 적어 넣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었다.

‘SKY 캐슬’은 방영되는 내내 우리사회에 커다란 화제를 뿌리고 영향을 미쳤다. 드라마를 계기로 고액 사교육 시장에 대한 논란이 커진 가운데 교육부는 공정거래위원회·보건복지부·여성가족부·국세청·경찰청 등과 협의회를 열고 이달 말부터 범부처 불법 사교육 합동점검을 한다고 밝혔을 정도다. 

또 한편에서는 드라마에 등장하는 내용을 따라하는 일도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 한다. 능력 있는 대학입시 코디찾기, 공부 책상은 문을 등지지 앉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등 명문대로 가는 공부방 인테리어 꾸며주기에 학부모가 새로이 눈을 떴다는 소식이다. 공부방 안의 공부방으로 일명 예서책상으로 불리는 ‘스터디큐브’가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구입신청이 쇄도하고 있다고도 한다. 

한쪽에서는 고액 사교육현장을 점검하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드라마속 내용들을 새로운 정보로 활용하고…. 명문대 입학이 우리나라 학부모들에게 얼마나 큰 관심사인 지가 여실히 증명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나는 공부만 잘하는 것보다 공부만 못하는 것을 주장하는 편이다. 현재의 아이들이 훌륭한 인성과 건강한 정신을 가지고 성장할 때 비로소 우리 아이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영·유아기부터 아동, 청소년기에 이르기까지 가정에서는 부모가, 학교에서는 교사가 그리고 지역사회에서는 모든 구성원의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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